김정숙 여사, 독립유공자 후손 다과 靑 세종실에서 한 이유는?

입력 2019-02-25 18:01 수정 2019-03-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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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이 지켜낸 당당한 자리…국민 노복으로서 나랏일 논의하는 곳"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5일 오후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간담회에서 충칭 임시정부 요인들이 광복 후 청사를 떠나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한 사진을 가리키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5일 오후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간담회에서 충칭 임시정부 요인들이 광복 후 청사를 떠나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한 사진을 가리키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5일 청와대에 독립유공자 후손 65명을 초청해 다과를 함께하면서 “여러분이 앉은 자리는 조국을 위해 목숨조차 아끼지 않은 선조들이 의로운 항거로 지켜내고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준 당당한 자리”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청와대 세종실로 행사 장소로 정한 이유에 대해 먼저 안창호 선생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나 모두 국민의 노복’이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면서 “여러분이 앉은 이곳은 청와대 세종실로 각 부처의 국무회의가 이뤄지는 곳”이라며 “이곳은 국민이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나랏일을 의논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립유공자 후손 여러분을 초청한 이 자리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 충칭 임시정부 앞에 함께한 임정 요인들의 사진을 걸었다”며 “조국의 독립이라는 간절한 꿈을 품고 고난 속으로 나아간 한 분 한 분 형형한 눈빛이 우리 후손들을 깨우친다”고 부연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과 함께 저 계단에 섰던 순간의 감동이 새롭다”며 “나라를 잃고, 남의 나라 땅을 전전하면서도 국권회복과 자주독립을 위해 싸웠던 애국지사들의 비장한 투지를 느꼈던 자리다”고 감회를 나타냈다.

김 여사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상징인 동양척식회사에 폭탄 투척한 나석주 의사의 외침과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자식의 죽음마저 의연하게 받아들이며 쓴 편지 내용 등을 소개하며 “한 줄기 빛도 보이지 않는 암흑기에 결연하게 일어서고, 거침없이 나아간 사람들의 이름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꽃잎처럼 떨어져 간 수많은 희생을 생각한다”며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던 선조들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이곳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여사는 독립유공자 후손들 자리마다 놓인 이름표를 보며 “독립유공자 나석주 후손 박강덕 군, 어제와 오늘을 잇는 두 개의 이름이 어떤 시보다 어떤 웅변보다 가슴을 울린다”며 “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이끌 나라, 3·1운동 100주년의 다짐을 여러분과 함께 이름표에서 읽는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김 여사는 “‘눈길을 걸을 때 흐트러지게 걷지 말라, 네가 걷는 발자국이 뒤에 오는 이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서산대사의 시를 좌우명으로 삼았던 김구 선생님의 발자국을 생각한다”며 “오로지 조국의 독립을 열망하며 여러분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올곧게 나아갔던 발자취를 이어 이제 여러분들이 빛나는 미래를 이끌 차례”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 100년 밑거름 삼아 나아가는 새로운 100년의 시작 앞에서 한반도의 평화라는 새 역사를 꿈꿔 본다”며 “‘우리 청년은 태산같이 큰일을 준비합시다. 낙심 말고 겁내지 말고 쉬지 말고 용감하고 대담하게 나아갑시다’라는 안창호 선생의 말을 다시금 떠올리며 오늘 함께한 독립 후손 여러분,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간담회가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간담회가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광복군 ‘부부독립운동가’인 신송식·오희영 지사의 후손 신세현 씨는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써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할 길을 찾다가 광복군이셨던 할아버지·할머니의 길을 좇아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살아가기로 결정해 학생군사교육단(ROTC)에 지원했다”며 “100여 년 전 조국을 위해 한 몸 내던지셨던 독립유공자의 후손임에 자긍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광복군 독립운동가 이영길 지사의 손자 이규 씨도 “앞으로도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저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가 돼 제가 이룬 성취들을 사회에 다시 환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독립투사이자 교육자로 3.1운동에 참여한 한항길 지사의 후손인 최유정 씨는 “백범 김구 선생님의 말씀처럼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가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저 또한 우리 어린이들이 우리의 역사를 바로 볼 줄 알고, 주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서 선조들이 지켜낸 이 나라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교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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