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통일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북한 보험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손해보험사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위험 관리가 어려운 데다, 당장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27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의 보험시장 규모(수입보험료)는 현지 돈으로 2017년 467억 원을 기록 중이다. 10년 연평균 성장률이 3%도 채 안 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2016년 8월과 10월 각각 북극성과 삼해보험사를 설립했다. 이듬해엔 미래재보험사까지 세웠다. 이전까지 북한은 중앙기관이 관리하는 조선민족보험총회사 독점 체제였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북한 독점구조를 깨고 손보사를 잇달아 신설한 것은 대외무역을 활성화하고 대북 투자를 장려하기 위함”이라며 “잠재력이 높은 북한의 보험시장에서 우리나라 손보사들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정작 손보사들은 ‘손’을 놓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은 공감하지만 당장 버는 돈보다 드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보험 사고가 나면 사회주의 특수성 때문에 보험 가액을 산정하기가 어렵다. 정확한 사고 조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상한도, 보험금 산정 방식, 적정 보험료율, 보험 가입 여부 등도 새로 마련해야 한다. 북한 당국을 상대로 민간 보험사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1990년대 금강산 관광 당시 판매하던 ‘남북주민왕래보험’이 부활하면 여행자 보험 수익이 조금 늘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로선 그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