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당일배송? 새벽배송?..'한국판 아마존' 향해 무한질주

입력 2019-03-03 18:34 수정 2019-05-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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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ㆍ롯데, 물류센터 확대 속도전...식품기업까지 가세 간편식 배달도 불티

국내 배송 서비스 전장(戰場)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 유통 채널을 넘어 식품 기업까지 가세하고 있다. 배송 전쟁에 참전 기업이 느는 이유는 상품만으로 변별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유통 시장의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감에 따라 빠른 배송은 확실한 차별화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와 주 52시간 근무제로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실제로 모바일 여론조사 스타트업 오픈서베이가 올초 국내 거주 20~49세 여성 1500명을 대상으로 식료품 온라인 배송 서비스 이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월 1회이상 식료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한다고 답했다. 유통기한이 비교적 짧은 식품은 그만큼 자주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커머스 기업들이 눈독을 들일만한 시장이다. 이 시장을 잡으려면 신선도가 곧 핵심 경쟁력이며, 이를 위한 촘촘한 배송망은 필수다.

◇ 유통 공룡의 온라인 도전...핵심사업은 ‘물류센터’ 확보

출점 절벽과 규제 강화에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전통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새롭게 올인하는 사업이 온라인이다. 롯데는 지난해 8월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해 5년간 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선포했다. 신세계 역시 지난해 1월 ‘디지털 시프트’를 선언해 온라인 1조 원 투자 계획을 알렸다. 이달 초에는 에스에스지닷컴(SSG.COM)을 공식 출범해 2023년 매출 10조 원 달성을 공언했다. 홈플러스도 이달 중으로 온라인 시장에 강력한 출사표를 던진다.

이들이 가장 공들이는 분야는 빠른 배송을 위한 물류센터 확보다. 신세계는 우선 주문량의 80%를 차지하는 수도권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김포와 용인에 위치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그 외 지역은 이마트 점포 내 P.P(Picking and Packing)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김포 지역에 추가로 연내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추가 물류센터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현재 1곳에 불과한 온라인 전용배송센터를 12개로 늘린다는 중기 계획을 세웠다.

▲신세계그룹 온라인센터
▲신세계그룹 온라인센터
아직은 사업의 핵심인 ‘배송’에서 이커머스 업체들이 단연 앞서 있다. 국내 이커머스계의 강자 쿠팡은 지난해 소프트뱅크로부터 약 2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와 함께 고양시에 추가로 대형 물류 센터 운영 준비하고 있다. 이 센터는 약 4만 평 규모로 기존 메가 물류센터인 인천과 덕평보다 1만 평 이상 크다. 여기에 각 지역에 신선식품 물류 허브를 구축해 올해 물류 인프라를 2배 확장할 계획이다. 쿠팡이 전국에 보유한 물류센터는 이미 축구장 151개 넓이에 이른다.

◇새벽배송·당일배송...배송 속도전 가속화

배송 경쟁이 확산되면서 새벽배송, 당일 배송 등 속도 전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샛별배송’을 통해 국내 새벽배송 시장을 열어젖힌 마켓컬리는 창업 2년만에 매출이 15배나 성장하며 말 그대로 업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마켓켈리를 필두로 2015년 100억원에 불과하던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해 4000억원 규모까지 커졌다. 쿠팡의 경우 유료회원 멤버십인 ‘로켓와우 클럽’에 가입하면 ‘로켓프레시’라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받을 수 있다.

GS 리테일이 운영하는 GS fresh는 2017년 7월 모바일 쇼핑몰로는 처음으로 새벽배송을 도입했다. 이마트는 ‘쓱배송 굿모닝’ ,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롯데프레시’ 등을 운영중이며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지난해 7월 새벽배송 서비스인 ‘새벽식탁’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도 올들어 가정식 반찬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CJ대한통운은 2017년 업계 최초로 가정간편식 전문 배송업에 진출했다. 새벽배송 전담 배송 조직과 전용 터미널을 통해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홈쇼핑업계는 당일 배송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2017년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14개 도시에 당일 배송 시스템을 처음 구축한 데 이어 지난해 부산과 대구, 광주 등 5대 광역시로 지역을 넓혔다. 이어 지난달에는 춘천, 포항, 군산 등 지방 소개 17개 도시까지 확대했다. 현대홈쇼핑의 당일 배송은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 25분까지 진행되는 방송 상품을 주문하면 저녁 8시 이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GS샵은 지난달부터 온라인몰 GS프레시와 손잡고 당일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수도권 지역은 GS프레시의 물류센터를 이용하고, 그 외 지역은 GS수퍼마켓을 거점으로 활용한다. 롯데홈쇼핑은 군포와 이천, 장지 물류센터를 이용해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당일 배송을 해준다. NS홈쇼핑 역시 올해 2분기 중으로 서울 강남과 성남 판교를 중심으로 당일배송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쿠팡맨 로켓배송 서비스
▲쿠팡맨 로켓배송 서비스
◇소비자가 원하는 빠른 배송 상품은 가정간편식

1인가구, 맞벌이가구 증가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밀키트’가 배송 서비스와 만나 더욱 시너지를 내고 있다. 밀키트(meal kit)란 RTC(Ready to Cook) 형태로, 유명 셰프의 요리를 곧바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손질된 원·부재료를 담은 가정간편식의 일종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4월부터 가정간편식 ‘잇츠온’의 정기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번의 주문으로 한 달치 식단을 집까지 무료로 배달하는 서비스다. 한국야쿠르트는 시행 한 달 만에 정기 고객 1만 명을 확보했다.

동원F&B가 운영하는 식품 전문 온라인몰 ‘동원몰’은 전날 오후 5시까지 주문할 경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HMR 제품 등을 배달해주는 새벽 배송 서비스 ‘밴드프레시’를 개시했다. 아직은 서울 수도권에 서비스가 한정돼 있다.

오픈마켓에서도 ‘빠른 배송’을 앞세운 가정간편식 수요가 늘고 있다. G마켓·옥션·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간편식 ‘스마일배송’은 전년보다 125% 늘어났다.

남주현기자 jooh@ 이꽃들 기자 flower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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