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하락·세계경제 둔화‘에 무너지는 수출…정부 처방전 ’글쎄‘

입력 2019-03-0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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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악재 ‘경기적·대외적 요인’ 해소 힘들 듯...주력 품목 살리기 특단 처방 안보여

▲수출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감만부두의 모습.(연합뉴스)
▲수출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감만부두의 모습.(연합뉴스)

정부가 4일 수출 부진을 해소하기 위한 수출활력 제고 대책을 발표했다.

다만 이번 대책이 작년 12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수출을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수출활력 제고 대책은 단기적 지원책, 중장기적 대책으로 나뉜다.

단기적 지원책에는 수출 부진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에 계약, 제작, 선적, 결제 등 수출 전 주기에 걸쳐 전년보다 15조3000억 원 증가한 총 235조 원의 무역금융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중소‧중견기업 수출마케팅 지원 강화, 중소‧중견 협력사 수출을 지원하는 대‧중소 동반수출지원사업 지원 확대, 수출총력 지원체제 대폭 강화 등도 포함됐다.

중장기적 지원책으로는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문화·콘텐츠, 농수산식품, 플랜트·해외건설 등 신(新) 수출성장동력 육성, 신남방·신북방 등 신흥시장 진출지원 강화 등이 제시됐다.

중장기적 지원책은 향후 수출 품목 및 시장 다변화를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하지만 단기적 지원책이 현재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수출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에 은행에서 돈을 쉽게 빌려 준다는 점과 수출 판로를 지원해준 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현재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반도체 가격 하락 등 경기적 요인과 세계경제 둔화 등 대외요인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수출이 작년 12월(전년대비 -1.3%)을 시작으로 올해 1월(-5.9%), 2월(-11.1%)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은 수출 경쟁력의 약화 때문보다는 이러한 환경적 요인들이 수출 하강을 이끌고 있다.

특히 우리 수출의 버팀목인 반도체 수출이 주력인 D램 가격 하락세와 수요부진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고, 또 다른 주력품목인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출도 유가하락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세계경기 둔화 또한 악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로 하향조정했다. 이를 반영하듯 작년 12월부터 한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 주요국의 수출은 감소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타격도 만만치 않다. 무역분쟁 여파로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산업 경기가 부진해지면서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커 수출 상승 반전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은 수출기업의 애로를 해소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며 “반도체 가격하락, 유가하락, 세계경제 둔화 등에 따른 수출 부진을 당장 해소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수출활력 제고대책에서 반도체 등 기존 주력품목의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눈에 띄지 않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2월 수출의 감소폭이 커진 것은 13대 주력 품목 가운데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을 제외한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자동차 부품, 선박, 컴퓨터, 가전, 무역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섬유 등 10개 품목의 수출이 줄줄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 외 수출 품목인 수산물(해수부 소관)에 대한 수출 제고 대책은 이미 나온 내용으로 새로운 게 없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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