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인사이드] 車도 안 만드는 스위스에서 국제모터쇼를?

입력 2019-03-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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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중립국 스위스에서 매년 개최…메이커별 텃세없어 공정 경쟁

스위스는 남한 면적의 절반 수준의 땅에 약 850만 명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가도 가도 눈 시리도록 아름다운 알프스 산맥이 국토를 가로지르고, 유럽 정서가 오롯이 담긴 자연 경관 덕에 창문만 열면 ‘이발소 달력 그림’ 하나쯤 가볍게 만날 수 있다.

여기까지만 따져보면 자동차와 별다른 관계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세계 5대 모터쇼 가운데 하나인 ‘제네바국제모터쇼’가 열린다.

독일과 프랑스도 격년마다 행사를 여는데 스위스는 매년 행사를 개최한다. 그럼에도 관람객들이 차고 넘친다. 이유는 하나다. 영원한 중립국인 만큼 특정 브랜드의 텃세가 없기 때문이다.

20세기 말, 글로벌 5대 모터쇼는 △미국(디트로이트) △일본(도쿄) △독일(프랑크푸르트) △프랑스(파리) 등 자동차 생산국을 비롯해 △스위스(제네바)가 이름을 올렸다.

2010년대 들어 일본차들이 잇따른 품질 논란에 휩싸이는 사이 도쿄모터쇼의 위상도 위축됐다. 일본 내수시장 역시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도쿄모터쇼의 규모도 절반으로 줄었다.

이 틈을 타 거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질주했다. ‘오토차이나’라는 이름을 앞세워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격년마다 대규모 국제모터쇼를 열고 있다.

이들 개최국 모두 자국 메이커 중심으로 행사를 연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가 각각 전시장을 하나씩 꿰찬다.

파리모터쇼에서는 르노와 푸조가 판을 치고, 북미오토쇼 역시 미국 빅3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다. 서울모터쇼라고 사정이 다르지는 않다.

반면 제네바는 공정하다. 영원한 중립국답게 모든 브랜드에 동일한 규격의 전시 부스를 제공한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나 한국의 쌍용차나 전시 조건이 동등하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특정 브랜드의 텃세가 없는 만큼 유럽을 겨냥한 미국과 일본, 한국차들이 제네바를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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