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도 18일째...셀(Sell)코리아?

입력 2008-07-02 14:29 수정 2008-07-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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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유가 안정돼야 외인매도 진정될 것"

2008년 7월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가의 매도세가 18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일부터 2일 오전 11시 현재 외국인은 우리시장에서 5조2365억원 규모를 순매도 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1.33% 하락하며 1800선에서 1600선으로 내려 앉았다.

한편 지난 2007년 7월도 외국인은 우리시장에서 18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의 경우 18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7조5579억원 규모의 순매도행진을 이어간 반면 지수등락율은 0.33% 하락에 그쳤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올해도 지난해처럼 매도행진을 18일에 그쳐줄지 시장의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IT업종, 외인매도 된서리

2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9일부터 30일까지 외국인투자가는 국내증시에서 삼성전자를 대거 팔아치웠다.

매도규모는 8830억원에 이르며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 9일 종가기준 68만6000원에서 지난 30일 62만5000원으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 뒤를 이어 LG전자(4860억원), 국민은행(3990억원), 삼성화재(2690억원), LG디스플레이(2550억원), 하나금융지주(2420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외국인 매수ㆍ매도 상위종목을 살피면 동일 업종 내에서도 종목별 매수와 매도가 엇갈리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 파트장은 "특징은 유독 IT업종에 대해 공격적인 매도를 한다는 것"이라며 "1900선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IT업종이 주역으로 부상하며 코스피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거뒀기에 이를 차익실현의 대상으로 고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美증시·유가 안정돼야 외인매도 진정될 것"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도 이유로 ▲신흥시장 전반의 리스크 프리미엄 증가 ▲국내 경기하강 본격화 ▲글로벌 긴축이 초래할 유동성 축소 우려 등을 꼽았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특히 신용위기가 심화되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자금을 회수하고 있으며 금리인상으로 인한 달러의 약세화와 더불어 글로벌증시 조정으로 외국인들이 이머징 시장을 회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현석 파트장은 "미국시장의 주가반등과 유가의 하향안정 그리고 실적호전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돼야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세가 일단락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매도는 이어질 수 있지만 실적발표 시즌에 들어서면서 매도규모는 지금보다 줄어들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현 상황처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실적발표 시즌에 들어가기 때문에 왠만한 성적을 달성했다면 반등 촉매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증시는 홍콩이나 여타 아시아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덜 빠진 상황으로 앞으로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노무라 인터내셔날증권 서울지점 김종현 주식영업부 이사는 "유가와 미국증시, 세계경제 모두 비관적인 상황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4분기까지는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상반기에나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코리아? 전문가 의견 분분

한편 시장에선 최근의 외국인 매도행진을 셀(Sell)코리아 현상으로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노무라증권 김종현 이사는 "현재 외국인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촛불시위 등 한국정권에 대한 신용불안감"이라며 "현재 외국인의 움직임은 공매도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공매도는 향후 주가하락을 예상한다는 의미로 해당종목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현재 셀코리아 현상으로 보기에는 세계경제 악화로 인한 영향이 더 크며 한국의 경우 아직까지 외인 비중이 높아 매도가 지속되는 것"이라며 "1500선에서는 외국인들의 매도량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중현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지난 2006년 11조원, 지난해 25조원 그리고 올 들어서만 20조원을 팔고있다"며 "셀코리아는 이미 3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리스크관리를 위해 현금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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