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정법위원회가 4일(현지시간) 지난해 말 체포한 캐나다인 2명에 대해 스파이 행위를 벌였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앞서 캐나다에서 지난해 12월 1일 멍완저우가 체포되자 같은 달 중국 당국은 전직 캐나다 외교관인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한 사업가인 마이클 스페이버를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했다.
정법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코브릭은 2017년 이후 일반 여권과 사업비자를 이용해 중국을 자주 방문하면서 스파이 행위를 했다”며 “그는 중국의 민감한 정보와 국가기밀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페이버가 코브릭에게 국가기밀을 제공해왔다”며 “그는 코브릭의 중요한 접촉 포인트였다”고 덧붙였다.
코브릭이 당국에 체포되기 전 근무했던 벨기에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 인터내셔널크라이시스그룹(ICG)은 이날 BBC에 “코브릭 관련 소식을 알고 있지만 우리 동료에 대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들은 것은 없다”며 “우리 그룹 내에서 코브릭의 작업은 전적으로 투명했다. 그가 받는 혐의는 부당하며 불공정하다”고 밝혔다.
스페이버는 북한과의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에서 거주했으며 북한 정권과의 가까운 관계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북한 여행을 주선했다고 BBC는 설명했다.
두 명의 캐나다인은 정식 재판을 받으면 최고 사형 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 앞서 중국 법원은 지난 1월 마약밀매 혐의로 구속된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버그에 대한 2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앞서 셸렌버그는 2016년 1심 재판에서는 1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중국이 취한 조치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자국민의 안전과 보안은 항상 캐나다 정부의 1순위였다. 이는 중국이 캐나다인 2명을 임의적으로 구속한 것에 대해 사건 초기부터 우리가 반발한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캐나다 법무부는 1일 미국의 멍완저우 신병 인도 요청에 대한 법적 절차 개시를 허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밴쿠버 소재 브리티시컬럼비아대법원이 6일 첫 심리를 벌일 예정이다.
이에 발끈한 중국 정부가 캐나다인에 대해 사실상의 보복성 조치를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