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 개막...올해 성장률 목표치 6~6.5%로 하향

입력 2019-03-0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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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여파에 경기 불확실성 커져…재정적자 확대·감세 등 부양책으로 ‘안정’에 방점

▲리커창 중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 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 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2차 회의가 5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다. 최근 중국 경제가 가파르게 침체된 상황이어서 비장한 분위기 속에 이날 전인대가 막을 올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통상적으로 매년 3월 초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함께 개최되는 전인대는 정부의 지난해 성과를 평가하고 올해 경제와 외교, 국방 등의 정책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며 법률 제정과 개정, 국가 주요 지도부 선출 등이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에서 매우 중요한 연례 정치 행사로 꼽힌다.

리커창 총리는 전인대 위원 3000명을 앞에 두고 100분간의 연설을 통해 지난해 정부 활동과 올해 계획 등을 밝혔다. 이날 리 총리의 업무보고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경제성장률 목표였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전년의 ‘6.5% 안팎’에서 ‘6.0~6.5%’로 낮췄다. 중국 정부는 지난 2년간 성장률 목표를 동결했으나 미국과의 무역 전쟁과 부채 감축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결국 목표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6%로, 정부 목표를 웃돌았지만 28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이 6.2%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루팅 노무라홀딩스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 목표 하향은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현 경기하강 주기를 인식해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오는 2020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10년 전보다 두 배로 늘리려면 6%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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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재정수지 적자 확대와 감세 등 다양한 경기부양책도 제시했다. 먼저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전년의 2.6%에서 2.8%로 높여 잡았다. 재정적자 비율 목표가 상향 조정된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금액상으로는 2조7600억 위안(약 463조 원)에 이른다.

중국 정부는 지방 인프라 건설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각 지방정부가 인프라 건설을 위해 발행하는 특수목적 채권 규모를 2조1500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8000억 위안 이상 늘려 잡았다. 철도 투자는 지난해 초 대비 9% 증가한 8000억 위안, 도로·해운 투자는 비슷한 수준인 1조8000억 위안으로 구체적 목표를 명기했다.

또 리커창 총리는 이날 “감세로 기업의 세금과 사회보험료 부담을 2조 위안 줄여줄 것”이라며 “증치세(부가가치세) 세율을 제조업은 현행 16%에서 13%로, 건설업 등은 10%에서 9%로 각각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 신규 고용목표는 1100만 명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제시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선임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여러 방면에서 경제와 금융 리스크에 직면해 있으며 성장환경도 좋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다만 이들은 개혁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7.5% 증가한 1조1898억 위안으로 정했다. 이는 지난해 국방예산 증가율 8.1%를 밑도는 것이지만 올해 성장률 목표는 웃도는 것이다. 경기둔화에도 강군을 건설하겠다는 노선을 선명하게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전인대는 15일 폐막하며 마지막 날 리커창 총리가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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