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월 수출이 5.9% 감소하며 수출 하락세가 시작됐고 지난달엔 11.1% 줄었다. 특히 지난달 관세청이 발표한 통관 기준 무역수지는 29억5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84개월간 이어오던 무역수지 흑자가 적자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무역수지 적자 경고등이 켜졌던 것이다. 다행히 2월 무역수지는 30억9800만 달러 흑자로 8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정부와 경제연구소 등은 올해 상반기까지 수출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경기적 요인들이 우리 수출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하반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정부는 미중 무역분쟁, 세계 경기 둔화, 신보호주의 확산 등 대외 여건 속에 반도체 단가 및 유가 하락 등 경기적 요인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단일품목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는 지난달 24.8%나 빠졌고, 석유제품과 석유화학도 각각 14.0%, 14.3% 감소했다. 석유 관련 수출품은 유가 하락이 멈췄음에도 미국이 공급을 늘리면서 수출 단가가 하락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이 같은 수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정부가 총력전에 나섰다. 이달 4일 정부 부처 합동으로 ‘수출 활력 제고 대책’을 내놨다. 이 대책을 통해 정부가 수립해 추진하는 수출 주요 과제 액션플랜만 59개다. 계약서만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게 하는 등 수출기업의 돈줄을 풀어주기 위해 금융 지원을 235조 원으로 확대한다. 창업·연구개발(R&D)·수출지원 기능이 집적된 대규모 수출 클러스터도 추가로 구축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수출활력 제고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서 정부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지만 녹록하지 않은 현실을 그 역시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로 하향 조정했다. 이를 반영하듯 작년 12월부터 한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 주요국의 수출이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산업 경기 부진으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수출의 감소 폭이 커진 것은 13대 주력 품목 가운데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을 제외한 10개 품목의 수출이 감소해서다. 그럼에도 이번 수출 활력 제고 대책에서 반도체 등 기존 주력 품목의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보이지 않는 점은 아쉽다.
정부가 수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차제에 더 고삐를 당겨 ‘영광’까진 아니더라도 최소 ‘불안’은 해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