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우주 탐사에 시동을 걸었다. 도요타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손잡고 우주탐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요타의 데라시 시게키 부사장과 일본인 우주비행사 와카타 고이치는 오는 12일 도쿄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자동차 생산·개발 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사물의 이동 서비스 분야에 관련된 사업으로의 확대를 꾀해 왔다. 지난해에는 소프트뱅크와 공동출자 회사를 설립해 자율주행차를 사용한 이동 서비스 분야에서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신문은 이번 JAXA와의 협력은 도요타가 사업 분야를 우주로까지 확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요타와 JAXA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소형 로봇 ‘키로보(KIROBO)’를 대형 로켓에 실어 우주로 보낸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했다. ‘키로보’는 대화가 가능한 인간 형상의 로봇으로 당시 도요타는 로봇의 지능화를 위한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다. 8월 ‘키로보’는 우주로 발사됐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JAXA가 보낼 우주비행사를 기다렸다. 도요타와 JAXA는 세계 최초로 사람과 로봇의 대화 실험을 실시했다.
이처럼 일본의 우주 탐사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JAXA는 지난달 22일 우주탐사선 ‘하야부사2’를 지구에서 3억4000만km 떨어져 있는 지름 900m의 소행성 ‘류구(용궁이라는 뜻)’에 착륙시켰다. 달보다 800배 먼 거리였다. 또한 목표 지점에서 반경 3m 안에 착륙시켜 더 주목받았다. 달과 화성 착륙은 1km 어긋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소행성 착륙은 우주 강국 미국도 아직 성공하지 못한 분야로 일본은 이 성공을 통해 세계에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렇지만 우주 탐사에 있어서는 중국과 미국이 여전히 선두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다며 아직도 일본은 갈 길이 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평가했다. 중국은 올 1월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미국은 지난해 유일하게 화성 탐사에 성공했다.
일본 정부가 우주 개발에 쏟아 붓는 돈도 미국과 중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연간 예산은 약 200억 달러(약 22조5700억 원)에 달한다. 중국도 정확한 수치는 확인이 어렵지만 미국 예산과 맞먹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반면 일본 JAXA의 예산은 약 1800억 엔(약 1조8200억 원)으로 미국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일본이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는 앞으로 일본의 우주 개발에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또한 국제협력이 필수인 우주 개발에서 소행성 탐사 경험은 일본에게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