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변장’은 내 실책”...변호사의 뒤늦은 고백

입력 2019-03-0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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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금 10억 엔 내고 107일 만에 석방...공사 작업자 차림 화제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이 지난 6일 안경과 마스크를 쓴 차림으로 도쿄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이 지난 6일 안경과 마스크를 쓴 차림으로 도쿄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의 ‘변장’ 석방이 연일 화제다. 곤 전 회장의 변호사 중 한 명이 ‘변장’ 시나리오를 자신이 기획했으며 실패해 사과한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곤 전 회장은 특별배임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19일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됐다. 그리고 체포된 지 107일 만에 보석금 10억 엔(약 100억 원)을 내고 지난 6일 도쿄 구치소에서 석방됐다.

외신들은 곤 전 회장이 엄청난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런데 그가 구치소를 나서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또 다른 화제를 낳았다. 곤 전 회장은 이날 오후 군청색 작업복에 파란색 모자와 안경, 마스크 차림으로 구치소 현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교도관들에 둘러싸여 주차돼 있던 미니버스에 탑승해 구치소를 떠났다. 취재진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공사 작업자 복장을 했던 것이다.

교도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곤 전 회장이 ‘변장’을 하고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마스조에 요이치 도교 도지사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장 차림으로 당당히 닛산 고급차를 탔어야 했다”며 곤 전 회장의 전술을 비꼬기도 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곤 전 회장의 변호인단 중 한 명인 다카노 다카시가 ‘변장’ 시나리오를 기획한 사람은 자신이라며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곤 전 회장의 석방 때 변장극은 모두 내가 계획하고 실행한 것”이라고 자백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으로서 곤 전 회장이 석방 후 신속하고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도록 해야하는 게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취재진이 따라 붙을 것이고 그러면 피고인의 집이 전 세계에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피고인의 안전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방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는 그의 계획이 ‘실패’했다고 전했다. 또 “내 미숙한 계획으로 곤 전 회장이 평생에 걸쳐 쌓아온 명성에 먹칠을 했다”며 “계획에 협력해 준 친구들에게도 폐를 끼쳤다. 매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언론을 향해서도 “어떤 유명 인사라도 안전할 권리가 있다”며 “어쩌면 당연한 이 점을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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