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사흘째 정전 지속…“통신망 96%가 먹통”

입력 2019-03-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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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13년 대정전도 6시간 넘긴 적 없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가 9일(현지시간) 정전으로 어둠에 잠겨 있다. 카라카스/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가 9일(현지시간) 정전으로 어둠에 잠겨 있다. 카라카스/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에서 사상 초유의 정전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국 소재 시민단체로 인터넷 자유를 촉구하는 넷블록스는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전국적인 정전이 핵심 인프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지 통신망의 96%가 먹통이 됐다”고 분석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우리가 중남미 국가 역사상 가장 심각한 사보타주를 당했다”며 “그러나 7일 대규모 정전 이후 우리는 전력의 70%를 복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날 밤에도 여전히 정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심지어 48시간 이상 전기가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마두로는 ‘사보타주’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전력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리 수력발전 댐이 문제가 생긴 가운데 화력발전소를 돌리는 데 필요한 연료가 고갈돼 대형 정전 사태가 터졌다고 분석했다.

휘발유와 디젤 등 연료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대형 정전에 이어 식품들이 제대로 배달되지 못해 식량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미국은 지난 1월 28일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 자산을 동결하는 등 제재 조치를 가했다. 이에 마두로 정부는 원유를 팔아서 전력생산에 필요한 정유를 확보하는 길이 사실상 봉쇄됐다. 이번 정전은 미국 제재 영향을 보여준다고 FT는 덧붙였다.

베네수엘라는 2008년과 2013년에도 대규모 정전이 일어났지만 과거 두 차례 정전 모두 6시간을 넘긴 적이 없어 그만큼 이번 사태가 심각함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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