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기 '쫙' 뺐더니 한달만에 800만봉 '후루룩'…농심 뛰어든 건면 경쟁 치열

입력 2019-03-11 15:45 수정 2019-03-1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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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기를 뺀 건면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라면시장은 2013년 첫 2조 원대를 돌파한 후 성장 정체를 보이는 데 비해 수년 전만 해도 수백억 원에 불과했던 건면시장은 지난해 1178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최근 2~3년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온 셈이다.

▲신라면 건면(사진제공=농심)
▲신라면 건면(사진제공=농심)

이처럼 건면시장이 성장하자 부동의 라면시장 1위 농심이 라인업 강화를 위해 스테디셀러 제품인 신라면을 건면으로 선보였다. 농심은 신라면 건면 출시 후 호응이 잇따르자 이달부터 생산량을 2배 확대키로 했다. 농심은 앞서 멸치칼국수와 메밀소바, 쌀국수 등을 건면으로 선보인 바 있다.

신라면 건면은 출시 한 달 만에 800만 개가 팔려나가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 건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녹산공장 일반 건면 생산라인 2개를 신라면 건면 전용 생산라인으로 변경하고 하루 최대 21만 개에서 43만 개로 생산량을 2배 늘렸다.

농심이 신라면 건면을 출시하자 관련업계 2위인 풀무원도 지난달 28일 독자적인 비유탕 건면 브랜드 ‘생면식감’의 충북 음성라면공장 생산라인을 하루 17만 개에서 37만 개 생산 규모로 2배 이상 증설키로 했다. 건면 제품 라인업 경쟁이 물량 경쟁으로 번진 것이다.

농심은 녹산공장을 신라면 전용 건면 라인으로 바꾸면서 구미공장에서도 건면 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구미공장에서는 멸치쌀국수와 메밀소바가 생산된다. 농심의 건면 제품 생산량은 녹산공장에서 140만 개, 구미공장에서 20만개 등 총 160만 개로 늘어났다.

▲풀무원 생면식감 6종(사진제공=풀무원)
▲풀무원 생면식감 6종(사진제공=풀무원)

풀무원은 건면 후발주자이지만 2016년 내놓은 육개장칼국수가 출시 6개월 만에 2000만 개가 판매되면서 단연 건면시장 강자로 부상했다. 이후 일본식 정통 건면 라멘인 ‘돈코츠라멘’과 ‘돈코츠라멘 매운맛’, ‘쇼유라멘’, '곰탕면'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닐슨코리아 기준 지난해 건면시장은 농심이 49.4%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 중이며 신라면 건면의 출시로 올해 점유율을 얼마나 끌어올릴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생면식감’을 앞세운 풀무원은 29.3%로 농심의 뒤를 이었으며 오뚜기와 삼양이 각각 20.3%, 1%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오뚜기의 경우 봉지면으로 출시된 건면 제품은 없지만 다이어터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컵누들이 건면 카테고리로 분류되면서 20%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삼양식품 손칼국수(사진제공=삼양식품)
▲삼양식품 손칼국수(사진제공=삼양식품)

삼양식품은 2005년 바지락칼국수로 건면시장에 뛰어든 후 2015년과 2017년 손칼국수와 파듬뿍육개장 등을 잇달아 내놨다.

식품업계에서는 건강한 먹거리를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건면 수요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가까운 일본 역시 건면시장이 성장세다. 일본의 라면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조 원에 달하며 이 중 비유탕 건면 비중은 2011년 5%에서 지난해 25%(약 1.5조 원)까지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름에 튀긴 유탕면은 칼로리가 높은 인스턴트 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한 반면, 건면은 튀기지 않아 건강하고 담백한 장점이 있다”며 “주요 제조사들이 건면 제품을 강화하는 만큼 올해는 여느 때보다 높은 시장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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