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럽의 대중국 무역 공동전선 요청 일축…EU, 어부지리 원치 않아

“트럼프, 미·중 무역합의 초안 내용 공유도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내고 나서 백악관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무역 공동전선을 형성하자는 유럽의 제안을 일축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의 무역과 비즈니스 관행에 공동으로 대항하고자 제안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에 이익을 보는 상황을 원치 않았다고 소식통은 거절 배경을 설명했다.

1년이 지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EU와 거리를 두고 있다. EU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합의를 ‘나의 거래(My Deal)’라고 부르면서 초안 내용 공유도 거부하고 있다.

일부 미국 기업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일방적인 접근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크레이그 앨런 미중기업협의회 의장은 “다른 선진국과 널리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활용해야 한다”며 “협력이 실현되지 않으면 어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지속할 가능성이 작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WSJ의 문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트럼프와 백악관 무역 팀은 양자 무역협상을 선호하고 있다. 대상을 좁혀 미국의 협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광범위한 다자간 접근 방식을 지지해왔던 이전 대통령들과는 다른 입장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다자간 접근 방식은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지난 20년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확대를 보여주는 차트를 제시하면서 “우리는 20년간 실패를 거듭해왔다”며 “무엇인가 다른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