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는 12일 브렉시트 합의안에 투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브렉시트 시한인 3월29일까지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것도 분명한 게 없는 실정이다. EU와 협상이 진행될지, 브렉시트가 연기될지, 아무런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노 딜 브렉시트’가 일어날지 확실하지 않다.
싱크탱크 뉴파이낸셜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100개 회사가 이전했고 룩셈브루크가 60개사, 프랑스 파리는 41개사,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40곳,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32개사가 각각 옮겼다.
영국이 당분간 금융 중심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겠지만 EU 도시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그 지위를 조금씩 나눠먹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골드만삭스투자관리, 모건스탠리투자관리 등 자산운용사의 절반 정도가 이전 장소로 더블린을 선택했고 룩셈부르크는 그 다음이었다. 프랑크푸르트로 이전한 금융사들 가운데 90%는 은행이었다. 암스테르담은 3분의 2가 거래 플랫폼이나 중개업무에 해당했다.
뉴파이낸셜 보고서는 5000명의 인력이 이동 혹은 현지 채용될 예정이며 수치는 향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보고서는 브렉시트의 충격을 가늠하는 척도로 이전되는 자산 이전 규모를 꼽았다. 10개의 대형은행과 투자은행들이 8000억 파운드에 달하는 자산을 영국에서 빼내가고 있다. 일부 보험 회사가 총 350억 파운드의 자산을 이동했고 자산운용사들도 총 650억 파운드의 자금을 이동시켰다.
뉴파이낸셜의 창립자인 윌리엄 라이트 대표이사는 “브렉시트가 영국에 미칠 타격이 예상보다 크고 또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영국에서 EU로 계속 빠져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은행과 금융업무의 10%만 EU로 빠져나가도 영국의 세수는 약 1% 정도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또 금융사들이 EU로의 이전에 들이는 30억~40억 달러의 비용을 고객과 주주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전 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브렉시트 이후 어떤 일이 발생해도 금융사들이 잘 감당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