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투자자’ 펀드인 킹스트리트캐피털매니지먼트가 도시바 이사 절반을 물갈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킹스트리트는 전날 도시바의 구루마타니 노부아키(車谷暢昭)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도시바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6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복수의 사외이사를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킹스트리트는 사외이사를 얼마나 추천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도시바 전체 이사 12명의 절반인 6명가량이 될 것으로 신문은 내다봤다.
200억 달러(약 23조 원) 자산을 운용하는 킹스트리트는 도시바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 브라이언 히긴스 킹스트리트 공동 설립자 이외 다른 사외이사 후보자는 분명하지 않지만 금융과 구조조정 등의 전문가가 포함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도시바는 올해 4월 고위험 사업을 매각하거나 축소해 비용을 대폭 절감할 방침이지만 킹스트리트는 현 이사진으로는 그런 계획이 실행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킹스트리트는 서한에서 “도시바가 사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직원의 잠재적인 혁신 역량을 강화하려면 새로운 사외이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이사 교체는 일본 산업 재건과 기업 지배구조 개혁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킹스트리트는 지난해 10월 도시바가 최소 1조1000억 엔의 자사주를 최대한 빨리 매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도시바가 향후 1~2년 안에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100쪽 이상의 프레젠테이션으로 발표했다.
도시바에 투자한 펀드들 사이에서는 도시바가 내년 3월 마감하는 중기 경영계획에서 이익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이에 킹스트리트 이전에도 다른 펀드들이 새 사외이사 필요성을 주장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시바는 킹스트리트의 요구에 대해 “우리는 그동안 올바른 거버넌스 관점에서 이사 전문성을 고려해 후보자를 선정해왔다”며 “앞으로도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에 부응하고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