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 세계적인 보잉 항공기 보이콧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737맥스8 여객기 추락사고 이후 4일 만에 미국이 보잉737맥스 운항을 금지하는 긴급명령을 내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보잉737맥스8과 맥스9 여객기의 운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비행 중인 비행기는 목적지까지 도착할 것이며 추가 공지가 있기 전까지 다시 이륙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잉은 굉장한 회사다. 지금도 아주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해답을 내놓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운항을 금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부는 사고 이후에도 해당 기종의 비행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737맥스8 여객기가 이륙 후 6분 만에 추락해 157명 전원이 사망한 지 4일 만에 나왔다. 지난 10일 사고 이후 전 세계 약 20여개 국가가 해당 기종의 운항 금지를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운항 금지를 발표한 이날 오후, 보잉737맥스8이 운항하던 곳은 미국 영공뿐이었다.
미국 정부와 연방항공청(FAA)의 이날 결정은 위성 자료 분석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최근 위성 자료를 받아본 FAA는 작년 10월 인도네시아와 이번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고에 유사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동일한 원인으로 발생했다고 확정하지는 않았다.
댄 엘웰 FAA 청장대행은 “항공 데이터 분석기업 에어론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최신 위성자료를 분석한 결과 라이온에어 사고와 유사점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그에 따라 보잉은 항공기 안전 점검을 위해 737 맥스의 일시적인 운영 중단을 FAA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역시 이날 보잉 737 맥스 8의 운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마크 가노 캐나다 연방교통장관은 “두 번의 사고에 유사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 검토 후 운항 금지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번 결정에 어떤 정치적 압력도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