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 3개월 연기...시장 혼란도 길어진다

입력 2019-03-1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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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간) 런던 의회 의사당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하원에서 브렉시트가 3개월 연기로 결정난 데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런던/AP연합뉴스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간) 런던 의회 의사당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하원에서 브렉시트가 3개월 연기로 결정난 데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런던/AP연합뉴스

영국 하원이 자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를 3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예상한 바였기에 이날 외환시장에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파운드당 1.32달러대로 비교적 차분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 3월 말에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는 피하게 됐을 뿐 혼란은 오히려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이날 오후 브렉시트 연기를 EU에 요청하는 동의를 찬성 412표, 반대 202표로 210표차 가결했다. 영국과 EU가 합의한 협정안이 20일까지 영국 의회에서 승인되면 관련 법안 정비를 위해 6월 말까지 기한을 연장하지만, 승인되지 않는 경우 연기는 더 길어진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 잔류파를 배려하면서 강경파에 대해 구사하는 ‘벼랑 끝 전술’은 정치 구도를 더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며 브렉시트는 전혀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내뿜고 있다.

실제로 메이 정부는 영국·EU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승인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선 명확한 방침을 제시하지 않았다. 20일까지 의회 승인을 얻지 못할 경우에 대해 “더 장기적 연기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내는데 그쳤다. 아울러 “연기 기간이 6월 30일을 넘기는 경우에는 5월에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 영국이 참여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타냈다.

이는 연기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EU와의 협의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영국이 EU에 연기를 신청하면 영·EU는 21일부터 시작되는 EU 정상회의에서 연기 조건 등을 협의하게 된다. 브렉시트 연기는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EU는 “연기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일까지 영국 의회가 영국·EU가 합의한 브렉시트안을 승인, 6월 말까지 연기를 요구한 경우는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20일까지 영국 의회가 영국·EU가 합의한 브렉시트안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 경우에도 영국 정부는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신청해야 하는데, 명확한 이유와 기간을 정하지 않은 채 영국이 EU 정상회의에 임하게 된다. 앞서 영·EU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12일 의회에서 큰 차이로 부결, 반대파를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영국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한 영국 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나 투자자들은 이번 결정이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없다”며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문제가 지연되는 것 뿐”이라며 “파운드와 영국 내수 관련주의 본격적인 상승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브렉시트 뉴스에 일희일비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시장은 지난해 이후 부진을 보이는 실물 경제로 시선을 옮겨가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영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영국 독립조사기관인 뉴파이낸셜이 1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EU 탈퇴 결정 여파로 영국에 있던 금융기관 20곳이 총 9000억 파운드의 자산을 다른 EU 회원국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은행과 증권사에서 8000억 파운드, 자산운용사가 650억 파운드, 보험사가 350억 파운드다. EU 사업을 위한 거점을 영국 밖에 만든 금융기관은 250곳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국 혼란이 더 길어지면 시장에서는 영국 외면과 금융가인 런던시티의 침체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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