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로켓배송의 배신(?)’ 쿠팡, 슬그머니 무료배송 한도 다시 적용

입력 2019-03-18 14:25 수정 2019-03-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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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배송 전쟁의 도화선이 된 쿠팡의 ‘로켓배송’이 무료 서비스를 슬그머니 철회하고 유료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단 한 개를 구입해도 무료 배송’을 강조해 고객 수를 늘려 나갔던 쿠팡이 무료 배송 상한 금액을 1만9800원으로 지정하면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해당 금액 이하로 구매할 때 별도의 배송료 부담이 불가피해졌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15일 오후부터 1만9800원 미만의 ‘로켓배송’ 상품에 배송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로켓배송’은 자정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배달되는 빠른 배송 서비스다.

쿠팡은 2016년 10월 로켓배송의 배송 기준액을 98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두 배 이상 인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로켓배송 상품의 최소 주문 한도를 없앴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기존 배송비보다 저렴한 몇천 원짜리 상품 1개를 주문해도 배송료를 부담하지 않아왔다.

그러나 이번 유료화 카드로 사실상 쿠팡 입장에서는 기존 배송 기준액을 부활시킨 셈이다. 쿠팡이 무료로 진행해오던 ‘로켓배송’에 다시 한도를 적용하기 시작한 배경은 충분한 홍보 효과를 거뒀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소프트뱅크의 추가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면서 “(고객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쿠팡이 삶의 일부분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의 의지는 현실화하고 있다.

(쿠팡)
(쿠팡)

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의 월 카드 결제액은 지난해 12월(1조176억 원)에 이어 올해 1월(1조515억 원)에도 월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로켓배송’이 유료로 진행되던 지난해 10월에는 8088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높은 성장세다.

여기에 최근 론칭한 유료 멤버십 서비스 ‘로켓와우’의 안착도 유료화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쿠팡이 지난해 11월 론칭한 ‘로켓와우’는 1주일 만에 15만 명, 4개월 만에 가입자 160만 명을 돌파하면서 매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로켓배송’을 이용하던 일반 고객을 유료 회원으로 전환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로켓와우’는 월 2900원의 유료 멤버십으로 가입 고객은 무료로 배송 및 반품이 가능하다. 특히 ‘로켓와우’ 회원에게는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 △아침 주문 시 저녁에 받을 수 있는 ‘당일배송’ 등 다양한 멤버십 전용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90일 무료 체험 프로모션 중이다.

그러나 무료 배송 상한 금액에 대한 고객 고지가 없었던 것은 고객들의 비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이벤트성이라 의무는 없지만, 미리 고지했더라면 고객들의 쿠팡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졌을 것”이라면서 “무료 배송에 따른 비용 부담이 생각보다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로켓배송’ 무료서비스는 고객에게 혜택을 드리는 한시적 이벤트였다”며 “‘로켓와우’에 가입하면 무료 배송이 가능하지만 이 역시 순차적으로 유료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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