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잉 사고에 발빠른 ‘보이콧’...‘항공대국’ 입김 과시

입력 2019-03-1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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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0년 동안 보잉 제트기 총 판매 25%, 중국 판매 예정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 추락사고로 탑승객 157명 전원이 사망하자 다음날 중국은 해당 기종 운항을 금지했다. 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 추락사고로 탑승객 157명 전원이 사망하자 다음날 중국은 해당 기종 운항을 금지했다. AP뉴시스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맥스8 여객기 추락 사고를 계기로 항공대국 중국의 영향력이 새삼 부각됐다.

중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맥스8 여객기 추락으로 탑승자 157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바로 다음날 해당 항공기의 운항을 중단시켰다. 이후 아시아, 유럽, 남미 등 많은 나라들이 문제의 항공기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중국의 발빠른 결단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안전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정치력이 우선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운항 중단을 발표했을 당시, 미·중 무역 협상과 병행해 베이징에서는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개최되고 있었던 만큼 중국 지도부는 자국민에게 안전에 대한 의지를 내세울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항공대국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중국은 사고 발생 다음날인 11일 자국 13개 항공사에 대해 보잉 737맥스8의 운항을 금지시켰다. 중국민용항공국(CAAC)은 “보잉 737맥스8은 최근 6개월 동안 두 번의 대형 사고를 냈다. 두 사고 사이의 유사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운항 중지 결정은 정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작년 10월 바다로 추락해 189명의 사망자를 낸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도 보잉 737맥스8 기종이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다소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고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데다 보잉의 나라인 미국 연방항공청(FAA)보다 먼저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항공사 안전 평가 전문 사이트 에어라인 레이팅스의 제프리 토머스 편집장은 “중국이 국제 관례를 벗어나 사고 원인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운항 중단을 결정한 것은 항공업계의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시장에 등극할 전망이다. 중국은 항공산업의 성장세도 빠를 뿐 아니라 중국 항공사는 여객 수와 노선 수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런 성장을 배경으로 중국은 보잉이나 에어버스 같은 세계 유수의 항공기 제조업체에 대한 영향력을 손에 넣게 됐다.

실제로 중국의 보이콧 선언 이후 보잉 737맥스8의 운항 규모는 25% 감소했다. 보잉은 최근 5년간 제트기 1000대를 중국에 공급했다. 이전에 1000대를 공급하는데 40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빠른 증가세다.

보잉은 향후 20년 동안 세계 제트기 수요의 25%에 해당하는 7690대, 총 1조1900억 달러(약 130조 원)어치를 중국에 납품할 예정이다. 이중 5730대가 보잉 737맥스 같은 단일 통로기에 해당한다. 물론 중국 항공 당국이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에 보잉의 ‘밥줄’은 중국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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