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인사이드] 대형 SUV 심장 바꾸고 중간급도 ‘근육질’ 변신

입력 2019-03-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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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노리는 ‘틈새’ 모델들, 가솔린 엔진 르노삼성 QM6·볼보 ‘왜건+SUV’ 럭셔리 모델 등 출시

지난달 국내 완성차 메이커의 SUV 내수 판매는 4만2761대로 세단 판매량(4만1909대)을 추월했다. 월별 판매량으로 SUV가 세단을 넘어선 것은 2월이 처음. 현대차의 경우 세단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5% 안팎으로 줄어든 반면 SUV는 무려 66.2%나 급증했다.

범위를 확대해 보면 추세는 더 뚜렷해진다. 5년 전인 2014년 20만6753대였던 중형세단 수요는 지난해 16만5905대로 19.8%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중형 SUV 판매는 12만5190대에서 20만8587대로 무려 15.3%나 늘었다.

이렇듯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대세는 여전히 SUV다. 미국과 중국에서 시작한 SUV와 픽업트럭 인기는 전 세계로 퍼졌다.

다만 최근 성장세는 주춤하고 있다. 일단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저성장 시기에 접어들었다. 산업 수요의 대부분을 채워가는 만큼 이전처럼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SUV 성장세가 둔화되며 그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자연스레 브랜드별 출시 모델은 더 다양해졌다. 이전에 없는 수요를 찾아내기 위해서다. 결국 대중소로 이어진 등급은 더 세분화했다. 다양한 모델을 내놓는 것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셈이다.

▲르노삼성 QM6.
▲르노삼성 QM6.
국산차 시장에서는 한때 주춤했던 대형 SUV가 다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나아가 전통적인 소형 SUV(C세그먼트) 아랫급으로 B세그먼트(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쌍용차 티볼리 등) 경쟁도 치열해졌다.

르노삼성 QM6는 ‘SUV=디젤’의 등식을 보기 좋게 깨트린 대표 모델이다. 직렬 4기통 2.0 가솔린 GDe 엔진을 얹고 무단변속기 CVT를 맞물렸다. 가솔린의 정숙성과 CVT를 바탕으로 연비까지 모두 잡아낸 경우다.

덩치 큰 SUV에 가솔린 엔진을 얹었지만 1리터당 복합 연비 11.7㎞를 기록한다. 전체 QM6 판매의 70% 이상을 가솔린이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무엇보다 가솔린 엔진을 고집한 끝에 드디어 낙이 왔다. 정부의 LPG 연료 사용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일반인도 LPG차를 탈 수 있게 됐다. 르노삼성은 발 빠르게 QM6 LPG모델을 올여름 선보일 계획이다. 디젤 SUV가 널린 시장에서 LPG SUV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내수판매 부진에서 벗어날 절호의 기회다.

▲볼보 ‘크로스컨트리 V60’.
▲볼보 ‘크로스컨트리 V60’.
수입차 시장에서는 볼보가 틈새 SUV시장을 노리고 있다. 볼보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버무린 신형 ‘크로스컨트리 V60’을 아시아 최초로 출시했다. 새 모델은 1997년 1세대가 첫선을 보였고 올해 2세대로 거듭났다. 한때 같은 콘셉트를 앞세운 아우디 올로드콰트로와 경쟁했으나 판정승을 거두기도 했다.

왜건 만들기가 경지에 다다른 볼보가 이를 바탕으로 SUV의 장점을 결합한 모델이다. 이른바 북유럽의 고급미가 가득한 스웨덴 고유의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를 표방한다.

언뜻 키가 큰 왜건으로 보일 수 있으나 SUV 강점을 더 많이 지녔다. 2.0 터보 엔진을 얹고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254마력을 낸다. 스웨덴 ‘할덱스’의 5세대 상시 사륜구동(AWD) 기술을 기본으로 갖추고 T5 AWD 기본 트림이 5280만 원, T5 AWD 프로 트림이 5890만 원에 팔린다.

▲기아차 피칸토 X-라인.
▲기아차 피칸토 X-라인.
이 밖에 초소형 틈새 SUV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본격화한다. 현재 B세그먼트보다 더 아랫급으로 다양한 경차급 SUV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통 SUV보다 2개 이상의 콘셉트를 하나의 차에 묶어낸 CUV 형태다. 이미 쉐보레 스파크는 ‘액티브’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전략형 모델을 선보였다. 기아차 모닝 역시 SUV와 사륜구동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X-라인이라는 이름으로 CUV를 선보인 바 있다. 이들 모두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대세를 노리는 전략형 SU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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