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노사분규가 타결점을 찾지 못한 채 점점 악화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8일 집중교섭이 결렬된 이후 11일 하루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다시 20일부터 22일까지 작업 구역별로 지명파업을 벌이기로 하고 이 같은 내용을 19일 회사에 알려왔다.
지명파업이란 노조에서 지명한 근로자나 작업 공정별로 돌아가며 파업하는 방식을 말한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지금까지 주간과 야간 작업조로 나눠 4시간씩 하루 8시간 동안 모든 공정을 멈춰 세웠던 전체 부분파업과는 다른 방식이다.
노조는 20일에는 조립 공정만 주야 4시간씩 하루 8시간 파업하고, 21일과 22일에는 조립, 도장, 차체 공정의 구역을 나눠 지명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회사 측은 "지명파업에 들어가면 전체 생산 공정 가운데 부분적으로만 파업이 이뤄지겠지만 자동차 라인 생산 방식의 특성상 다른 공정도 작업을 하지 못해 전체파업과 마찬가지로 차량을 출고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집중교섭 결렬 이후 추후 협상 기일조차 잡지 못하고 서로 간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파업 강도를 조절하며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집중교섭 당시 노사는 임금 인상 부분에는 일정 부분 합의점을 찾았다. 다만 작업 전환배치 때 노조 합의를 얻어야 하는 안과 노동강도 완화를 위해 신규직원 200명을 채용하는 안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당시 회사는 전환배치 요구는 회사의 인사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르노그룹 전체에서도 전례가 없다며 합의 자체를 전면 거부했다.
신규직원 200명 채용 요구도 공장 기계화 등 작업환경 개선으로 노동강도가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주장하며 30명 선에서의 추가 채용 안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작업 공정별로 지명파업에 들어가면 전체 근로자의 4분의 1 정도만 파업하지만, 작업 공정상 피해는 전체파업과 거의 같다"며 "11일 부분파업에 이어 이번 3일간의 파업을 더 하면 지금까지 누적 파업시간은 192시간에 달하고 회사 측 피해도 2170억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이번 주 3회에 걸쳐 지명파업을 벌이면 부산공장 가동률은 40%대로 떨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