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의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인 미셸 바르니에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 연기가 보장된 것은 아니라며 영국 정부가 확실한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연기는 불확실성을 연장하는 것이며 불확실성은 비용을 초래한다”며 “우리는 브렉시트 연기를 위한 좋은 이유를 알기 전까지는 이를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EU 정상들이 공식 결정을 하려면 영국의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렉시트 연기가 합의문 비준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가. 연기 목적과 결과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오랜 기간 브렉시트를 연기하려면 영국의 새로운 정치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바르니에 대표가 언급한 정치 프로세스는 조기총선이나 브렉시트 제2국민투표, 또는 새로운 초당파적인 이니셔티브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한 마디로 지금 상태로 EU 정상들이 브렉시트 연기에 찬성할지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를 오는 6월 30일까지 3개월 더 연기하고 나서 의회로부터 승인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무런 협상 없이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막고자 연장 기간을 더 늘리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이날 각료회의에서 친(親) 브렉시트 장관들은 영국이 6월 이후에도 계속 EU에 남아있다면 새 정부 구성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EU는 21~22일 이틀간 정상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연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기가 이뤄지려면 영국을 제외한 EU 27개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를 할 만한 충분한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프랑스 고위 관리는 “연기가 확실하거나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시간이 정말로 없다”고 우려했다.
또 EU는 오는 5월 말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 영국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의회가 출범하기 전날인 7월 1일 이전까지 브렉시트가 일어나야 한다고 못을 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