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이달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오는 6월 30일로 3개월 연기하는 것을 공식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메이 총리는 “6월 말 이후로 브렉시트가 연기되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브렉시트를 더 연기하는 것은 정치인이 논쟁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줄 뿐이다. 대중은 우리가 나아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회 일각에서 요구하는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대해서는 “국민은 이미 대답을 내놓았다”며 “2차 투표가 국민이 요구하는 결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21~22일 이틀간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단기적인 브렉시트 연기 양해를 구하겠다는 의향을 보였다.
또 메이 총리는 오는 26일이나 27일에 영국 하원에서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세 번째로 표결에 부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메이의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브렉시트 찬성자인 보수당의 코너 번스 하원의원은 “메이 총리 발언의 핵심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다른 보수당 의원인 조지 프리먼은 “총리가 의회에 소프트 브렉시트 투표 기회를 주지 않는 등 잘못된 옵션 목록만을 제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단기 연기는 가능하다”며 “그러나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문을 승인한다는 것이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 연기 기간에 대해 의문이 여전히 남는다”며 “메이 총리가 주장하는 6월 30일은 일련의 정치적이고 법적인 의문을 창출한다”고 지적했다.
EU는 이번 주 회의에서는 브렉시트 연기에 대해 최종 결정을 못 내릴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EU는 오는 28일 또 한 차례의 정상회의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4월 중순까지 오는 5월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참여하지 않을 경우 합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영국은 7월 1일 EU를 이탈하게 된다.
메이 정부 내 브렉시트 강경파 장관들은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할 정도로 연기가 미뤄진다면 메이 총리가 사직해야 한다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