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 해 길어지는 '벚꽃 스타팅'

입력 2019-03-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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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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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1일) 춘분은 절기상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때를 의미한다. 추위가 한층 가셔 선선해진 날씨에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농사를 시작하기 좋은 때로 규정되어 왔다.

춘분은 24절기 중 네 번째 절기다. 경칩(驚蟄)과 청명(淸明) 사이에 위치해 있다. 전통적으로 이 시기가 되면 양반 가에서는 머슴들에게 일을 시키려고 송편과 비슷한 머슴 떡을 나이대로 제공하기도 했다.

춘분의 날씨를 한 해 농사를 예견하는 풍습도 있었다. 만일 춘분 당일 해가 보이지 않으면 풍년이 들고 병자가 많을 거라고 내다봤다. 다만 맑고 구름이 없다면 흉년이 들고 열병이 많을 거란 예측을 했다.

춘분에 먹는 음식으로는 볶은 콩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춘분에 콩을 볶아 먹어야 곡식을 축내는 쥐와 새가 사라진다고 믿었다. 더불어 봄나물이 많이 나는 시기인 만큼 냉이와 달래도 상에 올랐다. 냉이와 달래는 각각 춘곤증 예방과 면역력 강화에 효능을 보이기도 한다.

서양에서 역시 춘분을 봄이 시작되는 기점으로 해석했다. 기독교계는 춘분을 부활절을 계산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부활절은 매년 춘분 이후 첫 보름이 지난 일요일로 정해져 있다. 이슬람권은 춘분을 기해 보리 파종 시기를 정해 열흘 동안 신년 제례 행사를 가졌다.

그런가 하면 멕시코는 오랜 옛날부터 춘분을 새해의 시작이라 여겨 왔다. 전국의 유적지 등은 태양의 에너지를 받고자 모인 사람들로 가득 찼다. 멕시코의 고대 신전에는 춘분과 맞물려 신비한 현상이 관측되도록 설계한 건물도 많다. 현재까지도 해당 기현상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은 1948년 이래 춘분과 추분을 나란히 ‘계절 변화를 앞두고 자연을 기리며, 생물을 소중히 하는 날'로 규정해 공휴일로 삼았다. 일본인들은 춘분에 조상에 성묘를 하고 ‘하나미(花見)’라는 꽃구경 행사를 갖기도 한다.

한편 국내에서 춘분의 자연 현상을 목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국보 31호 첨성대다. 춘분이 되면 태양이 하늘 한가운데 자리할 때 첨성대의 정 중앙에 뚫린 네모난 창문으로 광선이 들어온다. 창문 속까지 완전히 비친 햇빛은 춘분 분점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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