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브렉시트 기한을 5월 22일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영국의회가 현재 브렉시트 협상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일 영국 의회가 끝내 협상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영국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최악의 경우를 피할 수 없게 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정부는 다음 주 협상안에 대한 하원의 세 번째 투표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20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투스크 상임의장에 서한을 보내 브렉시트를 오는 6월 30일로 3개월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EU는 메이 총리의 제안을 거부하는 대신 날짜를 앞당겼다.
만일 메이 총리가 의회를 설득시키지 못하면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오는 4월 12일 일어나게 된다.
브렉시트 마감시한 연장을 두고 EU 내 논의도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는 프랑스는 영국이 브렉시트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으면 시한 연장을 고려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봐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만일 영국의회가 다음주 투표에서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3월 29일 ‘노 딜 브렉시트’를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미 브렉시트 합의문 승인투표를 두 차례 부결시켰던 영국 의회가 내주 세 번째 승인투표를 해 이를 승인하느냐 여부가 브렉시트 연기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 영국 시민은 탈퇴 신청 2년 내에 EU를 나가야 한다고 명시한 리스본조약 50조를 철회해야 한다는 청원 글을 올렸다. 200만 명 이상이 서명해 정부의 청원 웹사이트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6년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됐고 2017년 3월 29일 메이 총리가 EU에 탈퇴 의사를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