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계가 코어(핵심)경쟁력 확대에 나섰다.
그룹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들은 ‘근원적’·‘본원적’경쟁력 강화를 위기 극복 해법으로 제시했다. 힘들수록 기업이 잘하는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 CEO들은 주주총회에서 ‘근원적’ 혹은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란 단어를 수차례 사용하며 올해 경영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2일 주총에서 글로별 경제 불확실성 증대와 메모리 수요 둔화에 맞서 반도체 사업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반도체 역사상 유례없는 호황기가 지나고 올해는 어려운 사업환경이 전개되고 있다”며 “특히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핵심 경쟁력인 공정 미세화와 수율 향상을 통해 원가절감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2년간 반도체로 큰 돈을 번 삼성전자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20일“올해도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지고 있어 회사 전 분야에 걸친 근원적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주총 다음날 바로 세계 최초 ‘3세대 10나노급(1z) 8Gb(기가비트) DDR4 D램’ 개발 소식을 알렸다. 2세대 10나노급(1y) D램을 양산한 지 16개월 만에 3세대 10나노급(1z) D램을 개발하며 역대 최고 미세공정 한계를 넘었다.
정유 업계의 경우, 주유소 공간을 활용하고 유통·물류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주유소 인프라라는 핵심 경쟁력을 활용하는 것.
에쓰오일은 최근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의 하이웨이주유소에 국내 최초의 미래형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열었다. 이 지점은 핵심 IT 기술을 모두 적용해 스마트한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주유소를 택배 화물 집하시설로 바꾸고 있다. 양사는 물류 스타트업 기업 ‘줌마’와 손잡고 C2C 택배 홈픽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주유소를 차량 배치를 위한 주차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카셰어링 그린카에 총 350억 원을 투자했다.
재계 관계자는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기업들이 코어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핵심 기술과 인프라를 잘 활용해 새 시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