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회계법인과 이현회계법인이 합병 공식 발표 이후에도 각각 감사보고서를 제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성도회계법인과 영국 회계법인간 제휴 기간이 이번달까지여서 그런 것인데, 계약이 끝나는 내달부터는 온전한 합병사로 출범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25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성도회계법인과 이현회계법인은 최근 공시하고 있는 기업 감사보고서를 각사가 따로 제출하고 있다. 일례로 22일 공시한 목록을 보면 진주저축은행 감사보고서는 성도회계법인이, 회명정보통신 감사보고서는 이현회계법인이 각각 올렸다.
감사보고서에 기재한 본사 주소도 다르다. 성도회계법인은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합병사 주소와 일치하지만, 이현회계법인은 이곳과는 다른 테헤란로의 자사 주소를 썼다.
대표이사 역시 성도회계법인은 합병사의 박근서 대표, 이현회계법인은 최종헌 회계사로 각각 명시했다. 합병 후 본사는 7월부터 이현회계법인의 주소를 사용하게 된다.
양사는 지난해 말 세계 5대 회계법인인 BDO 인터내셔널 리미티드와 제휴를 통해 BDO성도이현회계법인으로 합병한 바 있다. 2025년까지 회계사 500명, 매출액 1500억 원 규모로 삼일, 삼정, 안진, 한영에 이은 국내 빅5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최근에는 회계감사 품질 향상을 위해 디지털포렌식 기술을 가진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프론테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양사의 직원은 230명, 회계사는 150명 규모다. 합병을 기점으로 인재 영입을 공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매출은 지난해 성도가 154억 원, 이현이 190억 원을 올렸다. 2025년까지 국내 빅5에 진입하려면 양사의 합병 규모만으론 부족하다고 판단해, 안정화 이후 중소형 회계법인과의 추가적인 M&A를 고려할 계획이다.
성도회계법인이 기존에 맺은 제휴계약 정리 등의 절차가 남아 합병사로서 본격적인 행보는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 앞서 성도회계법인이 제휴를 맺은 영국 베이커틸리 인터내셔널과의 계약은 이달 29일 해지된다.
해지 시점부터 BDO 멤버 회사로 제휴에 들어갈 예정이다. 합병사 법인등기도 이뤄지게 된다.
양사는 내달 2일 합병보고회를 개최하고 공식출범을 알릴 계획이다. 현재 각사가 따로 운영 중인 홈페이지도 개편한다.
회사 측은 “국내 대부분의 회계법인이 파트너 회계사 중심의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되는 것과는 달리 합병 회계법인은 통합경영 형태의 싱글펌으로 운영된다”며 “이 때문에 기업의 핵심 목표 달성을 위한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