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경기둔화 공포 재부상…뉴욕 이어 아시아 증시 일제히 하락

입력 2019-03-25 11:36 수정 2019-03-2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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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미국 GDP 확정치 등 주요국 경제지표에 주목…브렉시트·미중 무역협상 등 정치 불확실성도 악영향

글로벌 증시에 세계 경기둔화 공포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뉴욕증시가 지난주 후반부에 급락한 것을 이어받아 25일(현지시간)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2% 급락한 2만930.27로, 토픽스지수는 2.72% 내린 1573.10으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0.79% 하락한 3080.16을 나타내고 있다.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1.62% 떨어진 2만8641.16을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증시 ST지수는 3171.39로 1.26%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이번 주 발표될 주요국 경제지표에 주목하면서 글로벌 경제성장 모멘텀이 빠르게 악화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은 오는 28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JP모건체이스는 확정치가 연율 1.8%로, 한 달 전 발표된 2.6%에서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GDP 확정치가 당초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은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취약하다는 의미이며 이는 글로벌 경기둔화 공포를 증폭할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포함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비둘기파’적인 움직임에 힘입어 상승했다. 그러나 중앙은행들의 정책 전환에 글로벌 경기둔화 불안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지난 22일 발표된 IHS마르키트 집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3월 제조업·서비스업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1.3으로, 전월의 51.9에서 하락하고 시장 전망인 52.0을 밑돈 것은 글로벌 경기둔화 공포의 시작으로 여겨졌다.

여기에 같은 날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까지 나타나면서 경기둔화 공포를 키웠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것은 2007년 8월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역전 현상은 불황의 전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시장을 억누르고 있다.

래리 해더웨이 GAM인베스트먼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브렉시트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대형 정치 이슈에 우려하고 있다”며 “두 이벤트 모두 악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해결 조짐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투자자들이 이제 다른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느끼고 있다. 미국은 비교적 닫힌 경제이고 펀더멘털이 강력하지만 영향을 완전히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장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면서 이제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보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 트레이더들은 22일 올해 연준이 최소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56%로 내다봤다. 이는 1개월 전의 11%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미국과 독일의 장기 국채에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도 경기둔화 공포의 다른 신호다. 22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8년 초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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