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가 이번주 주주총회를 연다. 다양한 안건이 올라왔지만 가장 눈여겨 볼 것은 신규 이사 선임과 관련된 내용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6일 오전 을지로 T타워 4층 수펙스홀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이날 SK텔레콤은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의 건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사외이사 선임 건 등 총 7개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특히 전직 관료 출신인 김 위원장의 사외 이사 선임이 관심사다. SK텔레콤이 금융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제3인터넷은행을 준비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전문성을 확보해 추후 인터넷은행 사업 진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하나금융그룹과 키움증권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리고 제3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선언했다. 이들 3사는 IT, 금융, 핀테크 등 다양한 파트너사의 참여를 끌어낼 계획이다. SK텔레콤이 81.8%의 지분을 소유한 11번가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관료들과 친분이 두터운 만큼 추후 인가 과정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6~27일 양일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한다. 오는 4~5월 금감원 심사를 거쳐 5월 중 예비인가 여부를 최종 의결한다.
SK텔레콤은 이번 주총부터 수동적이던 형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정보 공유의 장으로 바꾼다. 일방향적이던 영업보고 방식에서 벗어나 박정호 사장과 4대 사업부문장이 전면에 나서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다.
취업청탁과 정관계 로비로 몸살을 앓고 있는 KT도 오는 29일 우면동 연구개발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신규 선임건과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 5개 안건을 의결한다.
가장 눈여겨 볼 사안은 사내이사 선임이다.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과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의 임기가 이달 만료된다. 이 자리에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사장)과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이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안건이 의결될 예정이다.
김 부문장의 경우 황 회장이 KT에 입성하며 영입한 삼성전자 인맥 중 한 명이다. 2014년 경영기획부문 재무실장을 거쳐 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2016년부터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11월, 경영기획부문장을 맡은 명실상부한 황 회장의 오른팔이다. 그는 2015년 인터넷 은행인 K뱅크 컨소시엄 TF장을 맡아 인가부터 사업 초기 중장기 계획 수립 등 K뱅크 출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혁혁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두 사람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황창규 회장과 함께 KT ‘이사회 3인방’을 주축으로 회사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의 측근으로 김 사장과 이 사장은 추후 KT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황 회장은 후임으로 그동안 관례처럼 여겨졌던 외부인사 임명보다는 내부 인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