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거사위원회는 25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김학의 사건'에 대한 중간보고를 받고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재수사를 권고했다.
더불어 박근혜 정부인 2013년 3월 인사검증 과정에서 김 전 차관에 대한 내사를 방해한 혐의로 당시 청와대 곽상도 민정수석비서관, 이중희 민정비서관의 수사를 권고했다.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 재개는 지난 22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긴급출국금지조치로 출국이 제지당한 후 사실상 공식화했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3월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게 강원도 원주의 한 별장에서 성 접대를 받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으로 두 차례 수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처분됐다.
당시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확보된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을 김 전 차관으로 특정할 수 있는지, 성 접대를 통한 뇌물혐의에 대한 의혹, 김학의·윤중천의 특수강간 인정 여부, 피해 여성에 대한 상습강요, 카메라 이용촬영 등의 혐의가 문제됐으나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과거사위는 지난해 4월 이에 대해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다고 보고 조사 실무를 맡은 대검 진상조사단에 조사를 권고했다.
검찰과거사위는 이날 중간보고를 받은 후 재조사를 권고하면서 우선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김 전 차관이 2005~2012년 윤 씨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는 점에 대해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해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 재수사의 관건은 뇌물액수다. 뇌물액수가 3000만 원 이상이면 5년 이상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해지고, 공소시효가 10년 이상으로 늘어난다. 1억 원 이상이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어 공소시효가 15년으로 증가한다. 다만 2007년 12월 형사소송법 개정 이전의 범행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김학의 사건의 핵심 중 하나인 성범죄 의혹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통해 재수사가 권고될 가능성이 크다.
김학의 사건에서 2명 이상이 공모해 범행을 벌이는 특수강간 의혹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이 났기 때문에 새로운 증거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수강간 혐의가 적용될 경우에도 김 전 차관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는 15년이다.
검찰과거사위는 곽 비서관, 이 비서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있다고 봤다. 이들은 김 전 차관의 범죄 혐의를 내사하던 경찰을 질책하거나 경찰청 수사지휘 라인을 부당하게 인사 조처 하는 방법으로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김학의 동영상’에 대한 감정을 진행하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행정관을 보내 동영상과 감정결과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등 수사에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과거사위는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고, 진상규명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수사를 포함해 적절한 권고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검찰과거사위의 권고 내용을 대검에 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