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코로 등의 연료로 사용되는 유연탄의 국제가격이 급등하면서 유연탄 수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는 올해 초 톤당 90달러 수준이던 국제 유연탄가격이 지난주엔 170달러 턱밑까지 폭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사들은 가격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 또한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유연탄가격 폭등에 따른 발전사 경영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 등 단기적 대책만으로는 날로 치솟고 있는 유연탄가격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아렵다는 지적이다.
◆ 유연탄가격 고공행진
유연탄가격은 올 7월 현재 평균 톤당 169달러로 지난해 6월 평균 65달러에 비해 104달러(260%) 급등했다.발전사 관계자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재 시장은 공황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거래되는 현물가격은 톤당 195달러까지 올라가는 등 앞으로도 가격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권혁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유연탄 거래가 국제유가와 같이 선물시장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바이어와 셀러사이의 가격거래에 따라 결정된다"며 "향후 유연탄 가격을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대체재로 유연탄을 찾는 수요가 급증한 만큼 유가가 안정되지 않는 한 유연탄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유연탄가격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발전사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국가차원에서 유연탄 수출을 금지하는 등 유연탄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며 "오는 2010년까지 (유연탄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수급 언제든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해말 현재 유연탄을 사용한 화력발전의 비중은 전체 발전량의 37.3%를 차지하고 있다.따라서 유연탄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자칫 전력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중국은 2006년에 국내 발전사와 발전용 유연탄을 공급하기로 계약했지만 내수 급증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공급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발전사 관계자는 "국제시장에서 계약을 했다고 안심하고 있을 수 만은 없다"며 "계약하고도 실제로는 공급하지 않는 등 언제든지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게 현재의 시장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올해 도입물량에 대해서는 가격합의가 이뤄져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한다"며 "그러나 내년 도입물량에 대해서는 가격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유연탄 시장 특성상 장기계약이 돼 있다고 하더라도 매년 그 다음해 도입물량에 대해 가격합의가 필요하다. 올해 도입물량에 대해선 이미 지난해 가격협상을 마친 것이다. 따라서 올해 가격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내년 유연탄 도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공동 구매 창구 마련돼야"
발전사에서는 공급자의 횡포를 막고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연료구마와 관련된 단일 조직이 구성돼야 한다는 주장이다.전기요금 인상이라는 단기 처방으로는 유연탄 가격 상승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발전사 관계자는 "앞으로 유연탄 도입은 더욱 어려워지고 가격은 올라갈 것"이라며 "대책없이 전기요금만 인상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연료구매와 관련해 발전사가 공동구매를 해 수급불안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정부 및 한국전력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유연탄가격 급등에 따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하면서도 공동구매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이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현재 유연탄가격이 공동구매를 통해 내려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공동구매 방식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발전사 관계자도 "공동구매와 개별구매간 장단점이 분명히 있다"며 "발전사별로 사용하는 유연탄의 종류가 다르므로 고려해야 할 문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경부 관계자는 발전사 구조개편 마무리를 전제로 "일본의 경우 발전사 연료구매를 위해 별도의 회사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발전연료 구매회사 설립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