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발 ‘리스부채’ 공포…LCC 더 위험하다

입력 2019-03-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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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60% 리스'에도 휘청…LCC는 '100%'

올해부터 리스(임대)를 부채로 인식하는 새 회계기준이 도입된 영향으로 아시아나항공 발(發) ‘리스부채’ 공포가 저비용항공사(LCC)로 확산되고 있다.

변경된 회계기준은 대부분의 항공기를 빌려서 운용하고 있는 LCC에게 직격탄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되는국제회계기준(IFRS-16)에 따라 항공사 운용리스는 재무제표상 부채로 잡힌다.

기존에는 ‘금융리스’만 부채로 평가됐다면 이제는 2가지 상황 모두 빚으로 책정된다는 의미다.

항공사 운용리스는 빌린 자동차(렌터카)와 같이 임대회사로부터 일정 계약기간 항공기를 빌려쓰는 방식이며 금융리스의 경우 임대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항공사에게 소유권이 생긴다.

대형항공사(FSC)보다 리스 비중이 훨씬 더 큰 LCC에게 엄청난 부담인 것이다.

국내 LCC 모두 리스 비중이 100%에 가깝다. 제주항공은 현재 총 40대의 항공기를 운영중이며 이 중 37대(93%)가 리스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각각 보유한 26대, 25대의 항공기는 100% 리스다.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나머지 LCC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100~170%로 부채비율을 유지해 온 국내 빅3 LCC(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 변경된 회계 기준을 적용하면 모두 차입금의존도가 30~40% 상승, 부채비율도 200%를 훨씬 웃돌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44.17%의 지분을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발목을 잡았던 에어부산은 부채비율이 30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 회사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각각 170%, 95%, 99%이다.

설상가상으로 플라이강원ㆍ에어프레미아ㆍ에어로케이 등 신규 진입 예정인 LCC는 상황이 보다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몇 년간 적자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회계 기준까지 적용되면 부채비율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항공산업의 경우 항공기 등 영업자산의 확보에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해 기본적으로 부채규모가 큰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회계상 부채가 증가한다는 점은 재무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된다”면서 “리스회계 기준 변경 이후에는 부채 규모의 증가가 적정 기업가치 산정에 상당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제주항공은 지난해 운용리스를 통한 항공기 운용방식을 직접 보유로 바꿔 임차료 부담을 줄이고 연료효율이 높은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지난 22일 감사의견 ‘한정’을 아시아나항공은 재감사를 통해 나흘 만에 ‘적정’으로 수정된 의견을 받았다.애초 삼일회계법인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낸 이유 중 하나가 증가한 부채비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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