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의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는 '큰 손'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6월 9일 이후 22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6조원이 넘는 물량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일부 종목에서는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발견되고 있다.
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지난달 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삼성중공업을 가장 많이 사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이 기간 동안 삼성중공업의 주식을 1572억8700만원 가량 순매수했다.
이어 외국인은 삼성물산(774억원), SK(761억원), 현대중공업(750억원), 현대미포조선(700억원), 대우증권(452억원), 대우인터내셔널(354억원), 우리금융(287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주목되는 것은 외국인들이 조선관련 업종을 순매수 한 것.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들을 살피면,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진해운, 두산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포함돼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업황이 나쁘지 않고 유가 수혜와 낙폭과대 요인이 결합되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의지한 추격매수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조 센터장은 "장기적으로 조선주들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최근처럼 장이 안 좋은 상태에서 외국인 매매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 파트장은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워낙 작아서 매수종목 자체에 의미를 두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종목들이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거뒀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코스피지수 등락률은 -12.7%인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 유입된 삼성중공업(-13.52%), 삼성물산(-24.44%), 현대중공업(-19.87%)의 주가는 등은 시장수익률을 하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 파트장은 "일단 미국증시가 반등하고, 국제유가 하락이 확인돼야 외국인 매도세가 줄어들 것"이라며 "그 시점까지는 뚜렷한 투자전략을 제시하기가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