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가 넉달째 오르며 기준값 100에 바싹 다가섰다. 다만 주요지표들이 혼조세를 보이면서 상승폭은 둔화했다. 특히 현재생활형편은 석달만에 더 나빠졌다고 인식한 반면, 향후 생활형편은 두달 연속 좀 더 나아질 것으로 봤다.
정부의 부동산규제책에 주택가격전망 심리는 석달째 역대최저치를 경신했다. 다만 낙폭은 크지 않아 최근 정체된 부동산값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석달째 역대 최저치를 이어간 가운데, 2% 미만일 것이라는 응답률은 넉달째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횡보한 것이 되레 이상할 정도다.
CCSI란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2003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를 기준 값 100으로 해 이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부문별로는 지표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한 현재생활형편 CSI는 2포인트 떨어진 91을 보였다. 반면 현재와 6개월 후를 비교한 생활형편전망 CSI는 2포인트 오른 94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8월(97)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다.
현재경기판단 CSI는 전월과 같은 70을 보인데 반해, 향후경기전망 CSI는 1포인트 내린 79를 각각 기록했다. 가계수입전망 CSI는 보합인 98을 보였고, 소비지출전망 CSI는 1포인트 오른 110을 나타냈다.
권처윤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급여상승과 취업 등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물가·금리가 낮아 생활형편전망 CSI가 개선됐다. 상대적으로 여유를 느끼는게 아닌가 싶다”며 “CCSI가 4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항목별 등락이 엇갈려 판단키는 어렵다. 다음달에도 경제 전망에 따라 변수가 많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경제상황 인식지표인 취업기회전망 CSI는 보합인 79를 유지했다. 반면 금리수준전망 CSI는 전월에 이어 5포인트 내린 115를 보였다. 이는 2016년 11월(112) 이후 2년4개월만에 최저치다. 1월에도 7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기대 약화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완화적 통화정책 권고 뉴스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임금수준전망 CSI은 4포인트 내린 116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4월(113) 이후 1년1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택가격전망 CSI도 1포인트 떨어진 83을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역대 최저치다.
권 팀장은 “임금전망은 최저임금 인상이 반영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임금 상승 기대가 약화한 영향을 받았다. 또 주52시간 근로제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 감소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며 “작년말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주택가격이 최근 주춤해지면서 주택가격전망 하락폭도 줄었다. 주택매매가격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과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전월과 같은 2.4%와 2.3%를 기록했다. 물가인식은 2016년 12월(2.4%) 이후, 기대인플레는 2002년 2월 통계 작성이후 각각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50.6%, 이하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석유류제품(31.3%), 개인서비스(31.3%) 순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자는 2333가구다. 조사기간은 이달 12일부터 19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