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 업무강령 "일본에서 디지털 먹거리 찾아라"

입력 2019-03-31 13:32 수정 2019-03-3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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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사진> 신한은행장이 취임 후 첫 임원 워크샵을 열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취임 당시 '디지털 혁신'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제시하며 신한은행의 변화를 예고한 만큼 그의 '돈키호테적 발상'이 어떻게 실현될 지 주목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행장은 1일 임원 워크샵을 갖고 전사적인 경영 전략 방향을 수립할 예정이다. 신한뱅크재팬(SBJ) 법인장을 지낸 '일본통' 진 행장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 그룹에 '일본 먹거리 찾기'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진 행장은 지난 1월 인수인계 과정에서 업무보고를 받으며 디지털그룹에 "일본이 우리보다 규제가 약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일본을 통해 시도하라"며 "SBJ, 일본 핀테크업체와 협업할 것이 있는 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SBJ 실무진이 18일부터 일주일 간 신한은행 본점을 방문해 그룹별 미팅을 가지는 등 실무적 논의도 한창이다. 12월 말 디지털그룹 실무진은 일본 출장을 떠나 SBJ와 소프트뱅크 등을 방문해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기도 했다. 기술적으로 접목할 부분이 다양하고 외부 제휴모델 활용이 가능한 디지털 부문의 특성이 장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SBJ와 신한은행 간 큰 디지털 전략이 일치해서 같이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봤다"며 "진 행장이 18년간 일본에서 근무하며 SBJ를 이끈 만큼 현지 네트워크도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진 행장은 현지 당국을 설득해 SBJ의 현지법인 라이센스를 받아내는 등 일본 금융청(FSA) 과도 관계가 끈끈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SBJ은행은 일본에서 됴코, 오사카 등 전국에 12개 지점을 갖고 있는 소규모 은행이다. 자체 디지털 인력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신한은행 본점의 디지털 전문 인력이 메꾼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일본 금융 시스템에서 오픈 API,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클라우드 등을 테스트 해볼 수 있는 기회다.

신한은행은 우선 SBJ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클라우드의 경우 한국에서 제약이 크다"며 "SBJ가 하는 모델 중 국내에서 가능한 부분은 지원하고 이후 그 시스템을 국내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2020년까지 글로벌 주요 거점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SBJ 역시 2017년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AWS(아마존웹서비스)로 전환했다.

신한은행 고위관계자는 "디지털 분야는 해외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게 많다"며 "글로벌 부문의 관점을 전환해 순익 중심이 아니라 디지털 측면에서 접근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인재 채용과 조직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진 행장은 26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진짜 '디지털 은행'이 되려면 IT인력을 뱅커로 육성하고, 이들이 직접 고객을 만나 현장에서 개발하도록 조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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