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규제샌드박스 1호 '뉴코애드윈드' 장민우 대표 "스타트업 발목잡는 한국 떠날 수 밖에…"

입력 2019-04-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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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4-0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장민우 뉴코애드윈드 대표.(사진제공=뉴코애드윈드)
▲장민우 뉴코애드윈드 대표.(사진제공=뉴코애드윈드)

“규제 풀어준다고 하더니, 정부 부처가 나서서 벤처스타트업 발목을 잡네요. 이렇게 되면 한국을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세계 최초로 이륜자동차(오토바이) 배달통에 ‘LED패널 스마트 광고박스(디디박스)’ 특허를 낸 국내 벤처스타트업이 고국을 떠나 해외로 본사를 이전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문재인 정부의 벤처스타트업 핵심 지원사업이기도 한 ‘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 1호 신청 업체인 ㈜뉴코애드윈드 장민우 대표가 작심 발언을 했다.

▲장민우 뉴코애드윈드 대표(사진제공=뉴코애드윈드)
▲장민우 뉴코애드윈드 대표(사진제공=뉴코애드윈드)

현재 코트라가 진행하고 있는 북미ㆍ중남미 국제전시회에 참석차 파나마에 체류 중인 장 대표는 1일 이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심정을 토로했다.

장 대표는 현지 전시회에서 북미와 남미를 합쳐 1억2000만 달러(1363억 원)의 가계약을 성사시켰지만 동시에 "헛헛함이 밀려온다"고 했다.

장 대표는 올초 규제샌드박스 심의위 1호 안건에 선정돼 지난달 초 규제샌드박스 2차 심의위에서 심의를 받다가 ‘심의포기’를 선언하고 퇴장해 파장을 일으킨 인물이다.

당시 사태로 인해 관련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등은 추후 재심의 등을 통해 ‘뉴코애드윈드 디디박스’ 안건을 다루기로 했지만 한 달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후속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장 대표가 개발한 디디박스는 오토바이 배달원들이 영세 자영업자들의 주문(콜)을 잡을 때마다, 실시간으로 배달통의 상호가 무료로 바뀌는 ‘딜리버리 디지털 스마트 배달통’이다. 배달시장 외주화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오프라인 홍보애 매를 먹으면서 배달통 '왼쪽·오른쪽·뒷면' 3곳에 LED광고를 싣는 시스템이다.

특히 디디박스는 배달통에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전 세계 최초의 제품으로, 지난해 12월 특허청 주최 서울국제 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한데 이어, △태국국제 발명전시회 대상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대상 △한국정보화진흥원 IOT스마트 대상 등을 휩쓸었다.

올해 초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9’에 참가해 전세계 40여개국 CEO들과 MOU를 체결하고, 현지 합작 법인 설립 및 투자 협약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덕분에 규제샌드박스 심의위 1호 안건이 됐지만 심의위 협의를 하는 순간부터 장 대표의 꿈은 산산이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장 대표는 “1960년대 만들어진 옥외광고물법 등을 현재에도 쓰고 있는 관료자들의 현실이 너무나 참혹하고 씁쓸하다”며 “미국과 캐나다, 유럽은 물론 가까운 중국도 허용하고 있는 자동차 후면 LED 표시패널을 오로지 한국만 불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안부와 국토부는 디디박스의 LED 후면 패널이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해 안전 운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또, 뒷면을 제외한 양옆에만 설치하는 조건으로 2년간 단 100대만 시범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뉴코애드윈드 디디박스.(사진제공=뉴코애드윈드)
▲뉴코애드윈드 디디박스.(사진제공=뉴코애드윈드)

장 대표는 7년 넘게 디디박스 개발을 위해 10명이 넘는 직원들이 밤낮없이 일했고, 제품개발비만 15억 원이 투입된 상황이라 심의위 협의를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50억 원의 추가비용을 투입해야 하는데, 2년간 시범사업만 하다 결국 승인이 거부되면 하루 아침에 빈털터리가 돼야 하는 셈이다.

장 대표는 ‘망하기 위해 사업을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장 대표는 이번 논란을 “고질적인 관료주의 사회의 대표적 병폐”라고 꼬집었다. 심의위 당시 정부부처 담당자가 한 “전 세계에서 차량 뒷면에 LED 패널을 설치한 나라는 없다”는 말이 단적인 예다.

장 대표는 디디박스 수출 사업 협상을 위해 중국과 미국, 중남미, 유럽 등을 수차례 다녀봤고, 실제 대다수 나라에서 LED패널을 허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중국의 경우 5년간 택시 뒷 유리창에 LED 광고패널을 진행 중이다.

장 대표는 “해당 영상과 사진, 중국 경찰(공안)과의 인터뷰 등을 증거사례로 제시해도 담당 공무원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무조건 반대만 했다”고 토로했다.

장 대표는 “며칠전 제 사연을 뒤늦게 전해 듣고 청와대 관계자에게서 연락이 왔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관계부처와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도 “여전히 탁상행정으로 벤처스타트업의 발목을 잡는 행안부와 국토부의 일부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들의 발언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해외로 본사를 이전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ICT규제샌드박스 3차 심의위원회를 준비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측은 4월에 있을 3차 심의위의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규제샌드박스 심의위 관계자는 “4월 중하순께 열릴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뉴코애드윈드 디디박스 재심의와 관련해서도 아직 내부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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