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심층분석 기사에서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로 떨어진 배경에는 학력지상주의가 있다며 경쟁 과열로 교육비가 늘어나 젊은 세대가 출산을 주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자녀와 부모 모두 좋은 대학교를 들어가기 위한 무한경쟁 속에서 멍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한국 부모가 교육에 올인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력에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명문대를 졸업한 의사나 변호사, 공무원, 대기업 직원이 아니라면 청년들이 저임금의 비정규직 일자리밖에 얻을 수 없다. 이에 연애와 결혼, 출산에 주택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N포 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지도 오래다.
AI 교육이 이런 현실을 타파할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AI 기술을 활용한 교육혁명을 꼽을 수 있다. 빅데이터와 딥러닝 등을 통해 AI로 학생 개개인의 학습능력을 진단해 맞춤형 교재로 공부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비싼 과외를 받는 대신 태블릿으로 자신의 수준에 맞게 필요한 강의를 듣고 문제를 푼다면 효율적인 학습은 물론 사교육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실제로 일본 AI 교육 스타트업 ‘아타마+(atama plus)’가 한 입시학원과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수험생들의 모의고사 점수가 크게 올랐다는 사례도 있다.
두 번째로는 학생들을 코딩에서 빅데이터 분석방법, 딥러닝의 이해 등 관련 기술과 지식을 익혀 AI 인재로 육성하는 교육이다. 수십만 청년이 합격이 불확실하지만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면서 아까운 청춘을 낭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 종전의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밖에 없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자동화 기술과 AI 발전으로 사라질 일자리가 2022년까지 7500만 개에 이르지만, 새롭게 나타날 일자리는 1억3300만 개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은 지난달 “앞으로 10년 안에 인간이 하는 서비스 대부분이 AI로 대체될 것”이라며 전 직원이 코딩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초 데이터와 AI 전문인력 1만 명을 양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을 살펴보자. 중국은 텐센트 기업 한 곳에서만 10만 명의 AI 인재 배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문과와 이과를 막론하고 대학에서 AI 교육을 의무화해 연간 25만 명의 고급 인력을 육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AI를 통한 교육혁명, 그리고 AI가 창출하는 일자리가 돌아갈 인재 육성에 온 힘을 기울일 때다.
baejh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