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회장의 일침 “중기대출 늘려라”...기업금융 회복세 더뎌

입력 2019-04-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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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상품 확대 등 정부 기조 반영 혁신금융 고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중소기업 대출 영업 부문에 ‘일침’을 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 위해 영업 전략을 대폭 강화했지만, 좀처럼 회복세를 타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가계대출이 크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손 회장의 경영 판단이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은 최근 은행 임원회의에서 “중소기업 대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이 올해 1분기 기준 중소기업 대출 부문에서 4대 시중은행과의 실적 경쟁에서 하위권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저조한 데 따른 것이다. 손 회장이 기대한 ‘퀀텀점프’ 수준의 성과에 못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1분기 기준 4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 잔액 비교 결과, 우리은행은 78조3452억 원으로 가장 낮았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5.7%로 비교 은행 가운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나머지 은행의 중기 대출 실적은 국민(98조1957억 원), 신한(87조5824억 원), KEB하나(78조81488억 원)의 순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6.9%, 9.9%, 8.3%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은행 중기대출 잔액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적었다. 때문에 과거 기업금융에 강점을 가졌던 은행으로서의 면모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타개할 해법으로 우리은행은 올 초 지점장 경력 6~8년의 기업금융 베테랑 ‘영업추진센터장’ 34명을 영업본부에 배치했다. 현장 영업을 강화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 증가 목표치를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높게 잡았지만 1분기 실적 결과는 저조했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전월 대비 증가율이 평소보다 낮았지만 올해 목표치인 4% 중반대까지는 무리 없이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이 ‘중기대출’에 중점을 두는 까닭은 우리은행이 다시 ‘기업금융 강자’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1분기 기준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금융 대출 실적을 보면 국민 1조157억 원, 신한 1조25억 원, KEB 하나 944억 원, 우리 943억 원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성장성 한계에 부딪힌 대기업 위주 여신 영업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기조와 발 맞춰갈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주효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올해 중소·벤처기업 대출 지원을 확대하는 ‘혁신금융’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리은행은 최근 개인사업자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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