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작년 취업자 줄고 일자리 질도 낮아져"

입력 2019-04-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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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자리의 양은 물론 질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 추세를 보이던 고용률이 꺾였고 취업자가 늘어난 산업마저도 임금이 낮은 곳 위주여서 고용의 양과 질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놓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연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늘어난 취업자가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가운데, 고용의 질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고용지표를 살펴보면 긍정적인 지표는 꺾이고 부정적인 지표는 올랐다. 전체 고용률은 60.7%로 전년대비 0.1%p 감소했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처음으로 떨어졌다.

인구 증가 대비 취업자 증가로 보면 지난해 취업자는 생산가능인구 증가분 25만2000명의 38.5% 수준인 9만7000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저 63.1%에서 최고 121.8%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작년의 취업자 수가 이례적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50대 고용률도 줄었다. 지난해 40대와 50대 고용률은 각각 0.4%p와 0.1%p 감소했다. 40~50대는 15세 이상 인구의 38.2%를 차지하고 있고 가족을 부양하는 주체다. 이들이 가구주인 가구의 소비지출은 평균 대비 20%이상 높다.

한경연은 “고용률 하락이 가계소비 감소로 연계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며 “모든 연령에서 고용률이 줄었던 2003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 40대와 50대 고용률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저학력층 일자리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 취업자수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고졸 인구는 6만4000명 줄었지만 취업자 수는 3배 수준인 16만7000명이 줄어들면서 고졸 학력인구의 고용률은 0.7%p 하락했다. 중졸이하 인구의 고용률도 2010년 39.7%에서 2018년 36.8%로 꾸준히 하락하는 등 저연령·저학력 층의 일자리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제활동참가율은 2017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취업자는 줄고 실업자는 늘어났다. 지난해 15∼64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대비 0.1%p 증가해 노동시장이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체한 것은 취업자가 줄고 실업자는 늘어 경제활동인구 감소폭이 5천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에 진입한 사람은 줄고, 취업의사가 있어도 실제 취업하지 못한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경제활동인구 증가율을 취업자와 실업자 부문의 기여도로 나누어 보면 취업자 기여도는 0.2%p, 실업자 기여도는 0.2%p로 나타난다. 한경연은 “지난해 경제활동참가율은 취업자 부문의 증가가 경제활동인구 증가의 대부분을 이끌어 온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저임금 산업 중심을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취업자는 9만7000명 늘어났는데 이 중 저임금산업 비중이 69.7%로 조사됐다. 2017년에 비해서 낮아졌지만, 2015년과 2016년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산업별로는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과 교육 서비스업은 지난해 5만 6000명, 6만 명 줄어든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12만 5000명, 농림어업이 6만 2000명 늘어났다.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마저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문에서 만들어 내거나 저임금 일자리가 많았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고령화와 더불어 급격한 고용보호 정책으로 일자리 상황이 지난해 양적인 측면 외에 질적인 측면에서도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근본적으로는 민간 중심의 고용이 늘어나야 하는데, 성장률 제고나 규제 완화처럼 실질적으로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경영환경 개선이 없다면 올해 일자리 사정도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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