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이 회계법인 '적정 의견'을 공시한 직후 인보사 판매중단을 발표해 회사가 감사기간이 끝날 때까지 고의로 문제를 숨긴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21일 '적정 의견'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이 보고서에는 인보사에 대한 위험이나 판매 중단 가능성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오롱은 1일 인보사 판매 중단을 전격적으로 공시했다.
따라서 회사 측 발표대로라면 인보사의 결함을 발견한 시점은 '문제없다'는 감사보고서를 발표한 후 약 10일 내였다는 얘기다.
인보사의 판매처인 코오롱생명과학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지난달 11일 '적정 의견'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공시하고도 이달 1일 인보사 판매 중단을 다시 공시했다.
만약 감사인이 인보사의 문제를 사전에 알았다면 회계의견이 바뀌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회계법인 임원은 "제품 성분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이라 회사가 고의로 은폐를 하면 감사인은 알 수가 없다"며 "만약 이 사실을 알았다면 적정 의견을 준다 해도 계속 기업으로 유지에 중대한 문제가 있을수 있다는 것을 중요 주석 사안으로 기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계법인 임원은 "이런 경우 감사인이 진의와 영향을 판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한정' 의견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적어도 적정 의견을 주기는 힘든 중대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감사보고서가 재작성될 경우 일파만파의 파장도 예상된다.
한 회계 전문가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직후 매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을 인지하게 될 때 감사보고서를 재작성할 의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코오롱티슈진은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당초 알려진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그동안 인지하지 못하다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바이오의약품 허가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세포의 유래를 재조사하던 중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라이선스 파트너인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미 시판 중인 인보사의 제조와 유통‧판매를 중지했다.
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은 "고객사로부터 사실관계 파악을 하고 있다"며 "그게 끝난 뒤에 향후 업무진행 절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