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딥러닝을 통해 다단계 사기업체를 일망타진하는 시대가 열렸다.
서울시는 무료 코인등을 미끼로 회원을 모집한 불법 다단계 업체 대표와 직원 등을 형사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무료 코인 등을 미끼로 불법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한 인터넷쇼핑몰 업체와 코인업체 대표 등 10명을 형사입건하고 이 중 2명을 구속했다.
이번 수사는 AI 기술을 도입해 의심 업체를 적발한 첫 사례로 이 업체는 전국적으로 5만6000여 명의 회원을 유인하고 212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다단계 방식 금전거래는 범죄수익이 많고 수당 지급률이 높아 현혹되기 쉬우며 피해발생 가능성도 매우 높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지하고 있다. 다단계 방식으로 금전거래를 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특히 이번 수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수사기법으로 불법 의심 업체를 적발하고 형사입건까지 한 첫 사례다. 온라인 콘텐츠에서 불법 다단계 홍보가 의심되는 게시물이나 이미지를 실시간 수집‧저장해 자주 발견되는 패턴을 AI에 학습시켜 불법 키워드를 자동으로 판별하는 방식이다.
시는 지난해 다단계, 방문판매 분야를 시작으로 올해 2월부터는 5개 분야(대부업ㆍ다단계ㆍ부동산ㆍ상표ㆍ보건의학)에 민생수사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 중이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무료 코인, 인터넷쇼핑몰 최저가 이용, 회원 추천 시 수당 지급 등을 내세워 6개월(2018년 5월~10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서울지역 1만2058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총 5만6201명의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대다수는 암호화폐 등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퇴직자, 주부, 노인 등이었다.
이들은 쇼핑몰 회원이 다른 회원을 데려올 경우 1인당 6만 원씩 추천수당을 주는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늘려나갔다. 최대 총 69단계의 피라미드 구조를 보인 회원도 있었다. 또 회원에게 코인 600개를 무료로 지급하며 회원을 모집했다. 희망자에겐 코인 당 5원~100원에 추가 판매하기도 했다.
코인 투자실패, 가족 직원 채용, 횡령 등 방만한 경영으로 쇼핑몰이 결국 폐쇄되는 상황까지 이르렀고, 회원들은 추가 회원을 모집하며 받기로 한 수당 93억 원을 받지 못했다. 또 서울시 수사가 시작되면서 코인 거래소도 폐쇄돼 일부 회원은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잃기도 했다.
서울시는 “경기침체 장기화, 시중은행의 저금리 기조영향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서민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다단계 사기에 대한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투자금을 편취하는 범행은 기존의 합법적인 다단계 판매업체와 달리 소비자 피해보상보험기구인 공제조합 가입 등 소비자 피해보상 제도에 가입돼 있지 않아 사실상 피해회복이 불가능, 피해정도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송정재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5만6000명 이상의 회원이 모인 것은 지속되는 경기침체, 시중은행의 저금리 영향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서민층이 그만큼 금융 범죄에 취약하단 것을 반증한다”며 “암호(가상)화폐, 비상장주식, 코인, 페이, 인터넷쇼핑몰 포인트 등 지능화ㆍ광역화되고 있는 시민피해유발 범죄에 대해 지속적으로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