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부인 “테러리스트 취급 당했다”...일본 사법당국 비난 거세져

입력 2019-04-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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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의 부인 캐롤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다시 체포되던 지난 4일 아침 상황을 폭로하면서 일본 사법당국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캐롤은 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곤 전 회장이 다시 체포되던 날 아침을 설명하며 자신이 테러리스트 취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에 따르면 4일 새벽 5시50분 경 곤 전 회장이 지내던 아파트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20여명 정도의 검찰 관계자들이 서 있었다.

캐롤은 당장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며 일본어로 된 서류에 서명하라고 해서 변호사 통역사와 전화하고 싶다고 했더니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여성 담당관 감시 없이는 화장실도 보내주지 않았고, 여권과 휴대전화도 압수당했다고 했다.

캐롤은 “내가 폭탄을 가진 테러리스트인 것처럼 취급했다. 지옥 같은 공포를 느꼈다”며 “나와 남편에게 수치심을 갖게 하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WSJ는 세계적인 기업 경영진과 경제대국인 일본의 사법제도가 곤의 네 번째 체포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고 지적했다. 일본 검찰은 곤의 회사 자금 유용 의혹을 둘러싸고 네 번째 혐의를 밝혀내 자신들이 그리는 ‘사리 사욕을 위해 자신의 지위를 남용하는 기업 간부’라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다는 것이다.

캐롤은 일본의 사법제도에 용의자의 권리를 짓밟고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하는 남편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는데, 이번 체포로 이런 우려가 더욱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곤 전 회장은 네 번째로 체포될 때까지 금융 범죄로 기소했다. 하지만 이번 체포 혐의는 지금까지 혐의 중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고 외부 변호사들은 지적했다. 닛산에 대한 이론적인 손해를 넘어 곤 전 회장이 회사 자금을 유용해 자신과 가족이 직접 이익을 얻었다는 혐의가 있기 때문이다.

도쿄 검찰은 닛산의 오만 대리점 SBA에 지불한 1500만 달러 가운데 500만 달러가 곤이 지배하는 회사로 흘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곤이 자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닛산의 조사에서는 이 회사가 SBA에 지불한 자금의 일부가 곤의 가족 유람선이나 아들이 일부 소유하고 있는 미국 투자펀드로 흐른 증거가 발견됐다.

전 도쿄지검 특수부 검사를 지낸 한 변호사는 “이번 체포 혐의는 곤에게 매우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혐의가 기업들이 저지르는 부정의 전형적인 예여서 충분한 증거가 입증되면 유죄 판결에 이르기 쉽다는 것이다.

곤의 구속 기간은 지난해 11월 19일 체포 이후 이미 108일에 이른다. 네 번째 체포로 법원이 혐의를 인정하면 검찰은 약 3주 더 도쿄구치소에서 피고인을 조사할 수 있다.

한 변호사는 곤 전 회장이 지난 3일 자신의 결백을 트위터에서 주장한 것에 대해 판사가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곤이 다시 보석금을 인정받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도쿄지검 특수부는 캐롤을 참고인으로 부르려 했으나 그는 이미 일본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캐롤은 자금 유출처로 알려진 기업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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