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별세] 45년 간 수송보국에 기틀닦은 항공업계 별

입력 2019-04-08 10:17 수정 2021-04-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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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보국(輸送報國)의 기틀을 닦은 항공업계 별이 하늘로 돌아갔다.

대한항공의 지난 50년 역사 속에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오랜 세월 함께 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조 회장은 항공·운송사업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된다.

그는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1949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경복고와 인하대 산업공항과를 졸업한 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조 회장은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전반적인 실무를 두루 지냈다. 1992년 대한항공 사장을 맡은데 이어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직에 각각 오르며 그룹 경영을 총괄해왔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에 몸을 담은 이래 회사의 존폐를 흔드는 위기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조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 무한 경쟁의 서막을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SkyTeam) 창설 주도로, 그리고 전 세계 항공사들이 경영 위기로 움츠릴 때는 선제적 투자로 맞섰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에는 자체 소유 항공기의 매각 후 재임차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했다. 1998년 외환 위기가 정점일 당시에는 유리한 조건으로 주력 모델인 보잉737 항공기 27대를 구매했다.

또 이라크 전쟁, 중증급성호흡증후군(SARS:사스) 뿐만 아니라 9.11 테러의 영향이 아직까지 남아있어 세계 항공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진 2003년에도 조 회장의 결단은 통했다.

이 시기를 차세대 항공기 도입의 기회로 보고, A380 항공기 등의 구매계약을 맺은 것이다. 결국 이 항공기들은 대한항공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전 세계 항공업계가 대형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LCC)간 경쟁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시대의 변화를 내다보고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조 회장은 2008년 7월 진에어를 창립했다. 진에어는 저비용 신규 수요를 창출, 대한민국 항공시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조 회장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 자체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이어왔다.

특히 조 회장은 ‘항공업계의 UN’이라고 불리우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으며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발언권을 높여왔다. 오는 6월 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IATA 개최를 이끈 것도 조 회장이다.

이 뿐만 아니라 조 회장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고심했다.

2010년대 미국 항공사들과 일본 항공사들의 잇따른 조인트 벤처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중요한 수익창출 기반인 환승 경쟁력이 떨어지자, 조 회장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추진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대한민국 환승 경쟁력은 다시 힘을 받기 시작했다.

한편 조 회장은 한불최고경영자클럽 회장으로서 양국 간 돈독한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역할을 충실히 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코망되르 훈장, 2015년에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그랑도피시에를 수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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