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회장은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웰스파고는 월가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차기 최고경영자(CEO)를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월가에서 차기 CEO를 채용하는 것은 미국 의회로부터 상당한 분노를 자동적으로 유발할 것”이라며 “JP모건체이스나 골드만삭스 출신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웰스파고는 2016년 ‘유령계좌’ 파문으로 존 스텀프 CEO가 물러난 이후 정치권으로부터 투명성 제고 압박을 받아왔다. 스텀프의 후임으로 내부 인사인 팀 슬론을 지명하자 정치권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결국 슬론 CEO는 의회와 금융당국의 계속되는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사임, 현재 앨런 파커 웰스파고 법률고문이 임시 CEO를 맡고 있다.
슬론이 물러난 이후에도 웰스파고는 월가에서 후임을 찾았다. 그러자 버핏은 웰스파고가 정치권의 반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관행적으로 월가에서 차기 CEO를 물색하자 최대주주로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FT는 이날 버핏의 발언으로 그동안 웰스파고의 차기 CEO 후보로 거론됐던 월가 인사들이 탈락하게 됐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낸 게리 콘과 한때 골드만삭스 CEO 후보였던 하비 슈워츠, 맷 제임스 JP모건체이스 전 COO, 마리안 레이크 현 JP모건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다.
버핏은 1989년부터 웰스파고에 투자해왔으며 현재 지분율이 약 10%, 금액상으로는 약 220억 달러(약 25조1500억 원)에 이른다.
그는 ‘유령계좌’ 파문에도 불구하고 웰스파고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그는 “웰스파고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지만 아직 고객을 잃고 있지는 않다”며 “미국 세 가구 중 한 곳 꼴로 웰스파고와 관련이 있다. 웰스파고의 고객 예금은 여전히 9000억 달러가 넘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