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후 노동생산성 증가율 반토막..반도체·휴대폰등 주력산업 둔화 커

입력 2019-04-09 12:00 수정 2019-04-0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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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7.9%→2.2%·서비스업 2.5%→2.3%..효율성 둔화가 원인..혁신·구조개혁 절실

글로벌 금융위기후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반토막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하락폭보다 큰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반도체와 휴대폰 등 수출주력산업에서의 둔화가 두드러지면서 미래 먹거리를 우려할 수준이라는 것이다.

9일 한국은행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7년 생산성계정’을 이용해 분석 발표한 ‘산업별 노동생산성 변동요인 분석’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시간당 부가가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2001~2007년) 4.2%에서 위기 후(2011~2015년) 2.1%로 2.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기간 제조업은 7.9%에서 2.2%로 5.7%포인트, 서비스업은 2.5%에서 2.3%로 0.2%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같은기간 OECD 평균 하락폭(-0.9%포인트)에 비해 큰 편으로, 그리스와 아이슬란드, 핀란드에 이어 네 번째로 크게 하락한 것이다. 다만 노동생산성 증가율(2.1%) 자체는 폴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핸드폰 등 소위 고위기술(금융위기 전 14.5%→위기 후 6.8%, 이하 동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 하락폭이 컸다. 기계와 자동차, 선박 등 중고위기술 산업(6.5%→0%) 역시 큰 폭으로 둔화했다. 실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전자부품은 13%에서 4.9%로, 휴대폰 등이 포함된 통신·방송 장비 등은 22.1%에서 14.2%로 각각 하락했다. 선박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는 5.4%에서 마이너스(-)4.2%를 기록했고, 자동차·트레일러 또한 5.9%에서 2%로 둔화했다.

이같은 하락세는 노동이나 자본 등 양적 투입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가가치를 의미하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총요소생산성은 효율성 지표라는 점에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나 효율성 개선, 사회시스템 개선이 미흡했음을 의미한다. 실제 제조업 둔화폭 5.7%포인트에서 총요소생산성 둔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4.5%포인트에 달했다. 반면 노동한단위당 자본투입을 의미하는 자본장비율 변화는 1.2%포인트에 그쳤다.

반면 선진국에 비해 가야할 길은 멀다. 실제 금융위기 후 우리나라 제조업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51달러로 미국(87달러) 대비 59%, 독일(81달러) 대비 63% 수준에 그친다. 서비스업도 22달러로 미국(60달러)과 독일(56달러) 대비 각각 37%와 4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비교적 선진국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의 고위기술 업종 역시 95달러로 미국(131달러)과 독일(100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강태수 한은 전망모형팀장은 “금융위기 후 우리 경제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를 제조업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수출주력산업이 밀집한 고위기술과 중고위기술 업종 중심으로 큰 폭 약화했다”며 “이는 국제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장기적으로는 미래 경제에 부담을 줄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제조업간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융합과 핵심 선도산업 발굴, 혁신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규제완화와 구조개혁을 통해 노동과 자본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겠다. 아울러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회안정망 확충 노력도 병행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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