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의 굴욕...인도 올라 “소프트뱅크 추가 투자 사절!”

입력 2019-04-0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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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지분율 40% 이상으로 제고 시도에 제동…몸집 불리기보다 경영 독립 중시

▲손정의(왼쪽)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바비쉬 아가르왈 인도 올라 CEO가 인도 차량공유시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출처 아가르왈 트위터
▲손정의(왼쪽)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바비쉬 아가르왈 인도 올라 CEO가 인도 차량공유시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출처 아가르왈 트위터
전 세계 스타트업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투자를 유치하고자 혈안이 된 가운데 한 인도 스타트업이 손 회장의 추가 투자 제안을 과감하게 거절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인도의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올라(Ola)다. 올라의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바비쉬 아가르왈은 경영 독립성 유지를 중시해 소프트뱅크의 추가 출자를 거부했다고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개했다.

스타트업은 성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이른바 ‘시리즈A’로 시작하는 투자 라운드를 펼친다. 시리즈E와 F, 또는 G를 거쳐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라는 이례적으로 시리즈J까지 자금 조달을 완료하고 나서 K로 향하고 있다.

올라가 단순히 돈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가르왈 CEO는 손정의 회장이 11억 달러(약 1조2565억 원)를 추가로 투자하는 대신 소트트뱅크가 보유한 올라 지분율을 40% 이상으로 높이려 하자 이를 거부했다.

협상 초기 아가르왈 CEO는 자신의 경영권을 계속 보장하는 조건 하에서 출자를 받아들이려 했지만, 소프트뱅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출자가 무산됐다.

올라의 초기 투자자이기도 한 소프트뱅크가 우버와의 합병을 요구하자 경영 독립성 유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소프트뱅크에서 거액을 유치하는 쉬운 길을 포기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는 대기업에서 자금을 유치해 몸집을 불린 뒤 증시에 상장하는 대부분 스타트업과 다른 행보다.

대신 아가르왈은 다른 기업으로부터 개별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라는 올해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로부터 3억 달러를,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의 사친 반살 공동창업자에게서는 9000만 달러를 각각 유치했다.

인도 IT 서비스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벤처투자자 모한다스 파이는 “누군가가 이사회에 앉아 지휘봉을 휘두르면 창업주는 직원 신세로 전락하기 마련”이라며 아가르왈을 옹호했다.

올라 대변인은 “사업을 확대하는 가운데 소프트뱅크는 훌륭한 파트너”라며 “우리가 인도를 넘어 전 세계에서 사업을 구축하면서 소프트뱅크와 매우 많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양사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33세의 아가르왈은 2011년 학창 시절 친구인 안킷 바티와 함께 올라의 전신인 ANI테크놀로지스를 설립했다. 올라는 현재 인도 100여 도시에서 130만 명의 운전기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호주와 뉴질랜드, 영국 등 해외시장으로 진출했다. 음식배달 사업에도 진출해 우버이츠, 조마토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버는 물론 싱가포르 그랩과 중국의 디디추싱 등 전 세계 주요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지분을 보유한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4년 올라에 2억10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손정의와 아가르왈은 2017년 소프트뱅크가 올라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이후 6개월 안에 나머지 11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는 초기 계약에 합의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가 우버 투자에 초점을 맞추면서 올라와의 계약 완료를 미루자 상황이 크게 변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월 우버에 90억 달러를 투자해 최대주주가 되는 ‘딜(Deal)’을 완료하자 우버와 올라 합병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아가르왈이 이를 완강히 거부하자 다른 올라 투자자인 타이거글로벌로부터 지분 매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올라는 사내 규정상 투자자 사이의 거래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해 소프트뱅크 시도를 무산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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