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금융완화 정책 현상 유지…경기하강 경계

입력 2019-04-1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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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유로존 성장전망 위험 하방으로 기울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에서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신화뉴시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에서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신화뉴시스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하강을 경계하면서 금융완화 정책을 현상유지하기로 결정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ECB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제로(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는 마이너스(-) 0.40%로 한계대출금리는 0.25%로 각각 동결한다고 밝혔다.

ECB는 현재의 초저금리 정책을 최소 올해 말까지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ECB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급격히 낮추고 나서 이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CNBC는 전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수주간 유로존의 성장모멘텀이 약화했다”며 “유로존 성장전망 위험이 하방으로 기울고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와 보호무역주의, 신흥시장 불안 등과 관련된 경제 불확실성이 유로존에 대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기 발언 이후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졌으며 유로·달러 환율도 전일 대비 0.3% 하락한 1.1232달러를 나타냈다.

IMF는 전날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 이탈리아는 0.1%로 각각 제시했다. 이는 불과 3개월 전에 비해 0.5%포인트나 하향 조정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등을 계기로 한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독일이 휘청이고 그 악영향이 유럽 주요 국가로 확산하고 있다.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1.3%로, 지난해 10월의 1.8%에서 대폭 하향 조정됐다.

드라기 총재는 금융완화가 장기화하면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은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시중은행이 ECB에 잉여 자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0.4%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은행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대출을 늘리는 데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ECB는 이런 부작용을 더는 조치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는 마이너스 금리 대상이 되는 자금을 일부 제한하는 새 틀 도입이 유력한 조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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