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10일(현지시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대부분 연준 위원은 노동시장 상황, 인플레이션 압박, 경제 전망과 리스크 등으로 보았을 때 올해 남은 기간동안 금리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결정에 있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올 초 중국과 유럽의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지켜보겠다”며 금리 조정을 당분간 중단하겠다는 것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위원 대부분이 연내 금리조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풀이했다.
회의록은 또 아직은 수신 자료나 데이터상으로 미국 경제가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2월 미국 고용 상황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견실한 고용과 낮은 실업률이 유지된 점으로 보았을 때 기준금리 인하는 필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에 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연준 관계자들은 정치적 압력이 아닌 경제 전망에 근거해 금리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회의록 공개로 이러한 입장을 재차 표명한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다만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회의록은 지난해 4분기 급격히 강화된 미국의 금융 상황이 올해 들어 평정심을 회복한 모습이라며 “2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확실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또 일부 위원들은 미국 경제가 이대로 성장할 경우 연말께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 1분기 소비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2분기에는 다시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피력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주기적 검토기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이른바 ‘양적긴축’을 오는 9월 말 조기 종료하기로 했는데, 이번 회의에서 보유자산을 다시 늘리는 시기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다만 연준 위원들은 어떠한 합의도 이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준 위원들은 미국 소비 지출 상황, 주택 구매 감소, 기업 투자 위축 등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회의록은 “미국 1분기 가계 지출과 기업 투자 증가세가 둔화했다”면서 “식품과 에너지 이외의 품목은 여전히 2%의 인플레이션을 보여 우려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