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파생상품 손실 위기 두산중공업, PRS 트리거 발동

계열사 연쇄 부실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두산그룹이 이번에는 파생상품 거래에서 손실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

그룹내 주력사들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두산밥캣 지분을 담보로 금융기관에 자금을 빌렸는데, 지분 가치 하락에 따라 손실분을 보전해줘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과 금융기관의 파생상품계약에서 '트리거'가 발동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산중공업은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지난해 8월 두산밥캣 지분 1057만8070주(10.55%) 전량을 담보로 금융기관과 프라이스리턴스왑(PRS)을 맺었다.

PRS는 매각기준가보다 정산 시점의 주가가 높거나 낮으면 그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식의 파생상품이다.

다시말해 두산밥캣 지분 가치가 기준가 밑으로 떨어지면 손실분을 두산중공업이 금융기관에 갚아줘야 한다.

이런 파생상품은 일반적인 대출이나 정상적인 회사채 발행이 힘들때 이용한다.

미래의 손실분을 보전해주는 일종의 '풋옵션'이 없으면 금융기관이 자금을 빌려주지 않을 때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대로 `풋옵션'이 행사되면 기업에는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당시 두산중공업과 증권사는 두산밥캣 종가 3만4800원을 기준가격으로 정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밥캣의 종가는 3만1200원으로 매각기준가보다 3600원이 낮아졌다.

금융기관들이 두산중공업에 차액 정산으로 약 400억원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밥캣 주가가 더 떨어지면 손실분은 더 커진다.

양측은 만기정산일을 올해 12월 3일로 정했으나 합의하에 8월 29일 이전 중도정산일을 지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두산중공업과 협의를 해야 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한 만큼 파생상품손실 회계처리를 하고 있다”면서 "이미 파생상품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기때문에 증권사가 중간정산을 요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조기상환을 요구할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은 맞지만, 협상의 절차가 남아 있다"며 "아직까지 400억원이란 금액은 그룹 측면에서 볼때 크게 부담되는 규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